꿈을 찾는 학과 탐방 프로젝트 이야기(중1 자유학기-진로)
- 행복한 글쓰기/가르치고 배우며
- 2025. 7. 22.
지난 2월 새 학년 준비 연수에서 김찬호 교수님의 "AI 시대 삶과 교육"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삶의 변화, 즉 인공지능이 대체할 노동의 영역, 인공지능의 편파성 문제 등 사회적 화두를 제시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교육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깊은 통찰을 주었다.
교수님은 AI 시대일수록 '이해력'이 관건이 되며, '호기심'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정제된 지식의 주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간은 무언가를 '내놓을 때' 학습 동기가 상승하므로, '다양한 활동 결과물 공유'와 '긍정적인 피드백'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질문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관찰의 여유'도 중요하며,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식하고 공유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결국 인간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큰 감동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다는 메시지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인간성'과 '관계'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이 강연을 들으며 1학년 교육과정 연구회 샘들과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연결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궁금해하는 정보를 중심으로 학과 탐방을 다녀오고, 이를 발표하며 서로 격려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제안 당시에는 대학 탐방을 통해 조교 선생님이나 학과 학생들과 면담하는 가벼운 활동으로 구상했으나, 4월 프로젝트를 구체화 과정에서 더욱 심도 깊은 프로젝트로 발전하게 되었다.

1. 꿈을 찾는 여정, 학과 탐방 준비
가. 모둠 편성: 강점과 흥미를 살린 협력적 배움의 시작
가장 먼저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모둠을 편성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자율시간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가드너 강점 발견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4~5명씩 모둠을 구성했다. 이는 단순히 친한 친구끼리가 아닌,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고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친소 관계와 인솔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여 총 20개의 모둠을 최종 편성했다.

나. 학과 선정 및 질문지 개발: 깊이 있는 탐색을 위한 발판
학과 탐방 대상 대학은 인솔과 이동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로 한정했다. 학생들은 '대학 알리미' 사이트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관심사를 토대로 어떤 학과를 탐방할 것인지 모둠별로 결정했다.

이후 질문지 작성 과정은 국어과와 연계하여 진행되었다. '내용 요약하기'와 '정보 전달하는 글쓰기' 성취 기준을 연결하여 학생들이 단순히 궁금증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자료를 통해 학과의 특성을 파악하고 질문을 체계화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은 탐방할 학과 정보를 수집하여 학과의 특성을 파악한 뒤, 10개 정도의 질문지를 만들었다. 이때 챗GPT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하여 질문을 만들어 본 후, 가장 적합한 질문 10개를 선정하도록 안내했다. 질문지 구성은 첫 번째 질문은 면담자와 관련한 내용으로, 마지막 질문은 해당 학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통일하여 면담의 예의와 실질적인 정보 습득을 모두 고려했다. 탐방 준비부터 실제 탐방, 보고서 작성까지 모든 활동 안내는 구글 클래스룸과 패들렛을 통해 이루어졌다.


다. 대학 학과 섭외: 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배우다
학과 탐방 질문지를 만들고 다듬는 동안, 학생들은 자유학기제 진로 시간에 직접 희망 대학의 학과에 면담을 신청하는 주도적인 경험을 했다. 대부분의 학과에서 흔쾌히 학생들의 취지에 공감하며 면담을 승낙해 주었지만, 일부 학과는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사회생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접 경험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연한 사고의 필요성을 체득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대학 측에 공식 공문을 발송하여 협조를 요청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진로 담당 선생님이 직접 대학을 방문하여 면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전남대학교 10개 학과, 조선대학교 10개 학과의 탐방이 이루어졌다. 인솔 교사 확보 및 대중교통 이용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학생들이 희망했던 모든 대학과 학과를 탐방할 수는 없었지만, 학생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학과 탐방을 해 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학년부에서는 대학별 집결 장소를 지정하고,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인솔 가능한 교사를 최대한 확보하여 한 교사가 두 모둠을 인솔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2. 실제 학과 탐방: 캠퍼스에서 만난 생생한 현장
가. 생생한 대학 현장 경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실제 학과 탐방 당일, 각 대학에서는 우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최선을 다해 맞이해 주었다. 교수님, 조교 선생님, 그리고 학과 재학생 선배들이 학생들의 질문지를 바탕으로 학과 소개와 함께 실습실, 강의실 등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대학 관계자분들이 학생들과의 면담에 진지하게 임해 준 덕분에, 학생들도 예의를 갖춰 적극적으로 면담에 참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는 만화·애니메이션학과와 라이프스타일 디자인학부 탐방에 동행했다. 약 한 시간 동안 학과 리플릿을 통한 설명, 실습실 견학 등 전반적인 내용을 친절하게 들을 수 있었고, 일부 학과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기념품을 챙겨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꿈에 그리던 대학 캠퍼스를 거닐며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나. 능동적인 기록과 소통의 미학: 배움의 흔적을 남기다
학생들에게는 미리 인쇄한 질문지를 서류봉투에 넣어 직접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미리 질문지를 보내는 연습을 시켰다. 면담 후에는 작은 쿠키가 담긴 선물함을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도 지도했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소통과 예절을 체득하는 과정이었다.
면담 과정은 녹음과 인증 사진 촬영을 의무화하여,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꼼꼼하게 확보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녹음 자료를 문서로 변환하고, 그중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과정을 지도했다. 구글 슬라이드를 기본 도구로 사용했지만, 모둠별로 파워포인트나 미리캔버스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개성을 살린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격려했다.
3. 학과 탐방 결과, 발표와 성찰의 시간
가. 탐방 결과 공유: 꿈을 향한 첫걸음 발표
학과 탐방을 마친 후에는 국어 시간과 자유학기제 진로 시간을 활용하여 탐방 결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 개요, 인증 사진, 질문 내용과 답변 정리, 면담 소감 등을 구글 클래스룸에 공유하고 정리하도록 했다. 이때 질문 내용은 한 사람이 2~3개씩 맡아 '대화하듯' 정리하도록 지도하여 단순한 나열이 아닌 자연스러운 정보 전달이 되도록 유도했다.
이후 학교 강당에서 각 모둠별로 4분 내외로 탐방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20개 모둠이 발표해야 했기에, 아쉽지만 질의응답 시간은 따로 마련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탐방한 학과에 대한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각자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나. 상호 평가 및 성찰의 기회: 배움의 깊이를 더하다
발표 후에는 학급별로 '면담을 가장 의미 있게 진행한 모둠'을 추천하고, 나아가 1학년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모둠을 추천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또 다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프로젝트에 대한 심화 성찰을 위해 '패들렛'을 학과 탐방 공유 사이트로 운영했다. 학생들이 탐방 내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내면화하고, 다음 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4. 프로젝트 성과 및 보완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제언
가. 학생 학습 성과: 구체적인 진로 인식과 역량 강화
학과 탐방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질문 7> 이번 학과 탐방 활동이 본인의 미래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었나? (70명 응답)
응답 내용응답 수비율(%)
| ① 매우 도움이 되었다 | 10개 | 15.2% |
| ② 도움이 되었다 | 29개 | 43.9% |
| ③ 보통이었다 | 19개 | 28.8% |
| ④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 7개 | 10.6% |
| 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 1개 | 1.5% |
설문 결과, 응답 학생의 59.1%가 '매우 도움이 되었거나' '도움이 되었다'라고 답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질문 6> 이번 학과 탐방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학과에 대한 새로운 정보, 진로에 대한 생각 변화, 모둠 활동을 통해 배운 점 등을 자유롭게 작성)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다음의 주요 학습 경험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학과와 분야에 대한 새로운 이해 및 지식 습득
-진로 및 미래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변화와 확신
-모둠 활동을 통해 협력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경험
-대학교의 환경과 시스템에 대한 실제적인 이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배우게 됨
긍정적인 성과와 함께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모둠 활동의 어려움이나 자신이 관심 있는 학과를 탐방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피드백은 향후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나. 교사 관점에서의 소감 및 고민: '성장통'을 넘어 미래를 위한 투자
이번 학과 탐방 프로젝트는 분명 학생들의 진로 인식과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우는 데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교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업무 부담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대학 학과 섭외, 면담 예절 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인솔 등 여러 부분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특히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교 탐방을 '자신의 일'이라기보다 '선생님이 도와주어야 가능한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주도성 함양과 타인을 만날 때의 기본적인 예의를 가르쳐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5. 학교 자율 과정으로의 새로운 도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아직 진로가 명확하지 않고, 모둠 활동에 익숙하지 않으며, 대중교통 이용이나 낯선 학과 및 사람들과의 면담을 다소 어색해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하는 시점인 중학교 3학년 1학기 지필 평가 이후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교 자율시간을 30시간 이상 편성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는 진로 탐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시 교육청에서 제시하는 예시들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교과목 초안을 만들고 관련 교과에서 학교 사정에 맞게 다듬는다면 학과 탐방 프로젝트를 학교 자율시간 교과목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이처럼 '꿈을 찾는 학과 탐방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스스로 미래를 탐색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주체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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