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 1코스(2024.6.7)

1코스(함구미항~두포항)

아침을 먹고 9시에 숙소를 나와 함구미항으로 향했다.

여행 전에는 함구미항 가는 길에 여천항에 자전거를 세워둔 , 함구미항에서 직포항까지 1,2코스를 걸으면 1 정도에 도착할  같고, 직포항 근처에서 점심을 먹은 , 여천항으로 가는 2 7분차를 타고  , 여천항에서 함구미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차를 가져온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와서 보니 길이 위험해 실행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함구미항에 차를 세워 두고 1코스를 걷다 '비렁길 쉼터'에서 가족들은 함구미항으로 내려 가고 나는 계속 두포항까지 걸은 뒤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아내가 '나름' 블로거라고 배려해 주었다^^

 

함구미마을. 사진 가운데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깔려 있는 야자매트부터 비렁길이 시작된다.
금오도비렁길 1코스 입구
어제와 달리 햇빛이 비치고 있다. 5분 정도 걸어가자 숲길로 접어 들었다.

 

함구미항은 1코스의 출발지답게 탐방객들이 많았다. 심포, 학동, 직포에서 보았던 사람들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막상 걸으니 마주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수풀이 우거진 탐방로가 많았다. 반바지를 입고 있는 큰애가 신경 쓰였다.

 

일부러 찾아와서 걷는 비렁길임에도 곳곳에 사람들이 지름길을 만들고 있었다^^
서서히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집터도 만난다.

 

한 5분 정도 햇볕 아래에서 걸으니 숲길로 접어든다. 간간이 돌로 쌓은 담장에 지붕이 보이는 집이   보였다. 비렁길이 실제 주민들이 다녔던 길임을 알 수 있었다.  20  걸으니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이는 넓은 곳 나타났다. 이곳이 '미역널방'이었다. 안내문에는 마을 주민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배에서 이곳까지 지게로 지고 와 널었던 곳이라고 한다. 해발고도가 90m이고, 미역널방은 절벽 위에 있는데 어떻게 옮겼을까, 고달픈 삶을 짐작할  있었다. 지금 이곳엔 '금오도의 바람, 해살, 바다'라는 작품이 설치  있었다.

 

미역널방 전망대
미역널방에서 바라 본 건너편 풍경. 왜 '비렁길'인지를 잘 말해주는 사진이다.
미역널방에 설치된 예술 작품.

 

이곳에서 맞은 편 절벽 가운데에 만들어진 난간 길이 보인다. 새삼 느끼지만 이래서 비렁길이다. 한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데크길을 걷다 보면 '수달피비랑'전망대가 나타난다. 경치도 좋지만 전망대 데크 안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인상적이다. 

 

미역널방에서 보았던 건너편 비렁길
미역널방의 모습
수달피비렁 전망대

 

바다를 바라보며 벼랑길을 걷다 보면 멀리 산봉우리와 절벽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 제법 넓게 펼쳐진 평지가 나타난다. 이곳이 '송광사 '인가 생각할 즈음 안내문이 나타난다.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모후산에서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송광사, 한 마리는 고흥 금산면 송광암, 나머지 한마리는 이곳에 앉았다는 전설이 있단다. 전설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고 보조국사 지눌 관련 기록이 있다고도 한다. 어제오늘 비렁길을 걸으며 밭을 보기 힘든데 이곳엔 방풍나물과 배추, 고추 등의 작물이 길러지고 있었다. 제법  바위에 올라 송광사 터와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도 시원하다

 

송광사 터
송광사 터 농장부터는 포장된 농로가 나타났다.
길은 1코스 '비렁길 쉼터'로 이어진다.

 

이곳부터는 시멘트 길이 조성돼 있었다.  길은 '비렁길 쉼터'  함구미마을과 연결된 농로였다. 함구미항에서 이곳까지 50여분 걸렸다. 여기서 아내와  아들은 함구미마을로 내려가 차를 가지고 '두포'로 오기로 하고 나는 계속 1코스를 계속 걸었다. 아내가 아쉬운 마음에  아들에게 두마을까지 가서 택시 타고 다시 돌아오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으나 두 아들은 바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비렁길 쉼터 3거리에서 본 함구미마을 풍경. 함구미까지는 500m

 

여기서 신선대는 1.8km, 두포까지는 3.5km 거리다. 조금 서둘러야 가족들이 많이 기다리지 않을 거고, 여천항에서 1시에 출발하는 표를 예매할  있을  같아 조금  발을 빨리 움직였다. 산길에 가까운 길이 계속 이어졌다. 돌이 많은 좁은 길이 이어졌다. 갈림길에서 10 정도 왔는데 '초분' 알림판을 만났다.

'초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돌이나 통나무 위에 관을 얹고 이엉과 용마름 등으로 덮은 초가형태의 임시 무덤으로(그래서 초분) 2~3년 뒤 탈육되고 난 뼈만 추려 일반적인 장례와 같이 땅에 묻는 토속장례법이라고 한다. 이곳은 2011년에 복원한 곳이라고 한다. 10년 넘는 세월이 흘러 지금은 거의 흔적만 남아 있다. '초분'은 한 8년 전, 새만금방조제 신시도에서 선유도까지 자전거로 여행할 때 지나쳤던 무녀도에서 설명을 본 적이 있다. 섬 지역에서 행해지던 장례법인 것 같다.

 

사진 가운데, 소나무 옆 지푸라기 흔적 있는 곳이 초분이다.

 

다시 갈림길이 나타났는데 두포까지 3.3km라는 안내문이 나왔다. 갈림길에서 15 동안 200m 밖에 안됐다 싶으니 마음이 급해졌다.그런데 이 부근 바닥에 돌이 많았다. 돌로 쌓은 담장같은 곳이 나오더니 거북이 입에서 물이 나오는 약수터가 있었다. 집터이지 않을까 싶었다. 거북이 머리 위로 호스가 보이고 관리된다는 표지가 보이지는 않았다.

 

사진 가운데 거북이 입에서 물줄기가 나오고 있다. 왼쪽 대각선으로 검은색 호스가 보인다.
신선대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 가운데 보이는 절벽 아래가 송광사 터. 그 오른쪽이 비렁길 쉼터와 근처 안테나
신선대 풍경
신선대는 여러 곳이었다.

 

대부산 오른쪽 자락을 걸어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고 나니 '신선대' 도착했다. 신선대는  곳이 아닌  군데 정도였다. 이름처럼 곳곳에 넓고 평탄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바위 가운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비렁길을 1코스부터 걸었다면 이곳이 왜 신선대인지 느낌이 확 왔을 것 같은데, 어제 3~4코스를 걸으면서 '이름 없는 신선대'를 많이 보아서인지 감동이 살짝 줄었다.

 

신선대에서 15분 정도 걸어 왔을 때 나무 사이로 포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두포 근처.

 

두포항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두포항 화장실과 대부산.

 

돌로 다듬은 비렁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내리막길이 시작됐다고 느끼며 내려갈 즈음, 가족들과 헤어진 지50여 분 지난 곳부터 나무 사이로 두포 방파제가 보였다. 조금 급하게 걸어  앞에 있는 분들을 계속 추월했다. 특히 상당한 거리를 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만큼  걷는 노부부가 계셨다. 내가 가끔 사진을 찍느라 멈출 때도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두포 가까이에 왔을  길을 비켜 주시면서 나에게 대단하다고 칭찬을  주셨다. 그래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 서두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이분들인 두포항에서 아내와 만나 두포항 곳곳을 사진으로 찍고 있을  다시 만났다. 바로 2코스로 걸어가고 계셨다.

 

가족과 헤어진 1시간  두포항에 도착했다. 아내가 방금 두포항에 도착했다며 길이 걷기 편했냐고 물었다. 그래서 시간 맞춰 오느라 급하게 왔다고 했다. 둘레길은 얘기도 하고, 음악도 걸으면서 와야하는데와야 하는데,어떻게 걸어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돌담과 나무가 하나가 되었다. 저절로 멈춰진다.
소나무의 수령이 상당할 것 같다. 소나무식당이 있다.
두포항 모습.

 

두포항은  넓었다. 자료를 찾아보면 이곳이 금오도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갯길을넘어 직포와 갈라지는 길을 만나 이틀간 자주 만났던 세븐일레븐을 보았다. 시간 여유가 있어 여남초등학교에 잠깐 들렀다. 학교가  예뻤다. 개교 100주년 기념비도 보이고, 공연을   있는 스탠드, 놀이터에서는 바다가 보였다. 여기도 바다가 보이는 교실이었다. '학교알리미' 보니 둘째가 다니는 만덕초등학교 규모가 비슷했다. 

 

여남초등학교 전경
여남처도 바다가 보이는 학교였다.

 

다시 12 무렵 여천항여객선터미널로 왔다. 미리 표를 끊고 여유 있게 기다렸다. 아이들이 게장이 먹고 싶다고  점심을 여수에서 먹기로 했다. 오후 1 신기항으로 출항했다. 어제보다 확실히 관광객이 적었다. 배도  대를 제외하고 모두 실었고.

 

금오도 여천여객터미널. 1시 배를 타기 위해 12시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여천항의 모습

 

1 2일이 금방 지나갔다. 아내와 겨울에 비렁길을 끝까지 다시 걸어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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