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짧은 느낌 해를 거듭할수록 '가르치는 게' 참 어렵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깊이를 더하고자 할수록 염두해 두어야할 부분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원래 의도했던 것을 놓쳐 버리기도 하는, 그래서 가르치는 게 참 어렵다. 그런데 '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더 어렵다. 교과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도 없고, 그런 까닭에 외국의 이론을 받아들이는데 급급해 결국 국어교육의 목표에서부터 내용과 평가까지 알맹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기 때문이고, 그래서 다르게 가르쳐보겠다고 시도했던 여러 방법들도 목표와 한참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특별한 집필 의도 아래 엮은 글이 아니라 선생님이 여러 자리에 쓰신 글을 엮은 터라 책의 내용과 깊이 사이에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원론적인 측면에서 국어교육의 바..
1. 짧은 느낌 국어교육과정을 보면 5~7년마다 꾸준히 교육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고민해 온 듯싶지만 그 속의 보면 학문의 흐름에 따라, 정권의 요구에 따라 바뀌어온 인상이 강하다. 당연히 발전적인 개정 과정은 아니었으며 연구 결과 학문 영역이 분화할수록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내용도 더 실제보다는 학문중심적이며 분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다보면 그동안의 교육과정에서 문제제기했던 내용들의 지향점이 제1차 교육과정의 배경이 된 듀이의 경험중심교육과정의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외국의 학문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때 꼼꼼하게 살펴야 했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연구 풍토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는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한(아이들의 흥미에 좀더 가까운 활동이었다)..
중학생때 공부하기 가장 어려웠던 과목 중에 '농업'이 있었다. 시골에 살았고 매일 보는 것이 보리며 벼, 소와 돼지였지만 우리집은 장사를 했기 때문에 농업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생소했고 외워할 내용들이라 어려웠다. 고등학생때에도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이 많았지만 그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윤리'였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현실파악과 고민이 내삶과 연결되기 보다는 하나하나 외워야할 지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농업이야 그 시기에 외웠다 잊혀져도 그만인 지식이었지만, 인문학을 공부하고 그 언저리를 가르치는 걸 업으로 삼게된 지금도 철학은 여전히 이야기 꺼내기 어려운 지식이다. 하지만 여러 상황에 조금씩 더 익숙해지고 반성할 생활이 중첩되면서 서서히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문제들이 내가 생각하는 삶과 연결되고 ..
2005년은 중국 여행의 해다. 여름 방학은 북경을 중심으로 한 북동부지역을 여행하고, 겨울은 실크로드 기행을 해 볼 생각이다. 부디 이 책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길 바라며 관심 있는 곳은 매우 꼼꼼히, 어떤 곳은(거의 마지막) 눈으로만 훑었다. 돌도 안된 산하를 돌보며 책읽기란, 운전을 하며 바깥 경치를 음미하는 것과 같은 이중고 또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한다. 5일 가까이, 야금야금 책을 읽었지만 머리 속으로 들어온 내용은 소쿠리 채에 물빠지듯 시원스럽게 새나갔지만, 나름대로 흐뭇하고 만족스러운 눈(眼) 기행이었다. 역사와 전설, 거기에 사진과 시까지 곁들여져 굳이 심각해 지지 않아도 나름대로 진지하고 흥미 있는 여행이 되기에 충분했다. 조금 충격적인 것은 지은이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 진순신이 중국인인..
1. 짧은 감상 생동감 있는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흥에 겨워야하고 아이들을 흥겨움과 움직임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런 수업은 즐겁다. 내 수업이 '즐겁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들과 노래하는 것(당연히 아이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 포함)은 물론 '대~한!민!국!'하며 구호를 외치는 것을 어머나 부끄럽게 여기나. 교사의 한계로 인해 생동감을 거세하는, 깨기 힘든 바위 같은 나의 껍질을 확인하게 하는 책이다. 교사로서 한빛고와 같은 대안학교에 근본적인 미안함이 있다.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할 자신을 한 번도 그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삐딱하게 생각을 풀어나갈 때도 있다. 결국 이런 교육도 소수를 대상으로 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 교육 아닌가 하는... 마음도 ..
그렇게 배고픈 시절을 살지는 않았다. 하루에 한두 번은 라면이나 수제비를 먹어야 했지만 당시 아이들 꿈이 그렇듯 과학자나 선생님을 꿈꾸었던 시절이었다. 이 책을 읽을 우리 아이들도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만든 분위기 대로 열심히 소비하거나 부족하면 부모님과 협상을 거쳐 소비할 수 있는 기회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어린 시절의 모습은 아닐까. 는 많은 것이 넉넉한 우리 아이들에게 가난 했지만 사람 냄새와 추억만큼은 풍족했을지도 모를 색다른 경험을 보여준다. 항상 배고팠기에 특별한 욕심 없이 신나게 놀면서도 그것으로 얻어먹을 수 있었던 거지가 꿈일 수 있었고, 다들 비슷한 형편이라 가족 같았던 이웃집 친구와 가족들의 이야기, 곡식을 얻어올 요량을 떠난 아버지 고향 사람들과 추억, 누..
두꺼운 책 하나 가득, 한국 사회의 온갖 부조리를 다양한 측면에서 꼼꼼하게 비판해 놓았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 많다. 이해하기 힘든 구절도 있어, 책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더하면 한국 사회는 정말 온갖 부조리가 똘똘 뭉쳐 있다. 다양한 체제와 역사의 변화를 두루 경험한 그의 태도에서 살펴 보아서인지 한국 사회는 문제가 많다. 체제 이전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상생의 마음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말인데, 그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 국가주의 사회이다. 그리고 이런게 이데올로기로, 사회 계급간에, 또 내국인과 교포, 외국인 간에 다양한 층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 제목이 ‘특정한 사람들의 특별한 국가‘를 이야기하는 말로, 이 말 자체가 어떤 차별과 권위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
이탈리아의 학교 이야기로 초등학교 교사 생활 5년을 토대로 쓴 1940년 작품이다. 스무 살에 임시교사 임명장을 주머니에 넣고 초등학교에 처음 부임한 모스카는 개구쟁이들이 모인 악명 높은 5학년 C반을 맡게 된다. 학생들이 잡지 못한 파리를 새총으로 잡아 아이들을 제압하고 금세 그들의 친구가 된다. 이야기는 아이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아닌, 성인들이 필요에 따라 짜 놓은 교육과정을 공부해야하는 현실, 또 그것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장학 제도에 대해 비판하며, 정작 교육과정이나 장학제도는 겨울 나무에 화려한 꽃을 그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사가 의미심장하게 가르치고 시험하는 내용들이 실생활에는 아무 필요가 없다고 비판한다. 또 교직생활을 만족해하지 않는 교사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시리아 학생의 이야기이다. 세계 지리 시간에 몇 번 들어봤음직한 ‘다마스커스’를 배경으로 우리 나이로 고등학생 정도에 해당하는 주인공의 성장담이 일기 형식으로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1. 살림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교훈적인 이야기. 2. 민중의 삶과 동떨어진 34번의 정치적인 구데타, 그러나 그것은 우리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모두의 삶을 억압한다. 3. ‘기자’가 되고 싶은 소년은 할 말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을 시도한다. 실천적인 지식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4.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운명처럼 뒤집어 써야 할 굴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두드리면 열린다. 5. 어느 곳이고 학교는 학생의 성장을 돕기 보다는 국가, 사회, 교사 개인의 사고를 주입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