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캐 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이었다. 지금까지 정유정 작가의 책을 5권 읽었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그리고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작가의 글은 재미있고 몰입감이 있는데 청소년 소설로는 추천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제목도 좋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 있는 청소년들이 주인공인데다, 전남이 이야기 배경이고, 5.18로 짐작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추천하지만 끝이 애매하다. 의도치 않는 여행 중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하지만 촉급하게 마무리되었다는 느낌. “내 심장을 향해 쏴라”와 “7년의 밤”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으니 재밌지만 중딩들의 경험을 뛰어넘는 부분이고, “28”은 코로나 시국에 읽고 토론할 만한 책이지..
그리스인 조르바국내도서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zantzakis)출판 : 문학마을 2013.05.10상세보기 아, 위대한 이 작품에 대해 내가 뭐라 쓸 수 있을까?지금 나의 독서수준에서는 2020년에 인상 깊은 구절들만 옮겨적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책에서 옮겨 적기 힘든 장면들만 대략 열거해 보겠다. 마담 오르탕스의 최후와 마치 약탈자 같은 마을주민들, 그리고 젊은 과부와 그를 흠모한 숭배자의 자살과 과부의 안타까웠던 최후, 수도사들의 웃픈 이중생활과 한 편의 스케일 큰 찰리 채플린 영화 같았던 케이블 개설식, 그리고 쫄딱 망한 후에 함께 추는 제임베키코 춤, 또 마지막으로 유재원 씨의 이 책을 번역했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 등.뭐라 설명할 수 없는 여운과 감동이 오늘 하루 참 즐겁게 ..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방학 시작하고 미리 숙제해놓자고 책을 읽어 놓아서, 그렇게 쫓기는 기분은 아니었다는 것. 지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과연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움츠러든 채 모든 것이 일시정지한 느낌이었다. 개학은 물론 수업이나 모든 인간관계를 아우른 모임들이 정지하거나 이전과는 형태가 달라져서 적응하는데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았던 것 같다. 모임이 없다 보니 책을 읽어도 정리는 뒷전이고, 그냥 읽어나가는 느낌? 정리가 게을러지니 책 읽기도 덩달아 게을러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모임을 목마르게 기다렸다. 은 2월에 다 읽었고, 이번에 정리하면서 한 번 더 훑어봤다. 어떻게 봐도 건성건성 읽었던 것 같다. 건성건성 읽어보면서도 눈여겨 보았던 것이 네..
책값 좀 아껴보겠다고 새해부터는 웬만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기로 결심했다. 다행히도 담양공공도서관에는 러시아 관련 책들이 작년에 비해 많이 늘어서 정독은 아니더라도 훑어보며 여행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는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이었다. ‘열린책들’은 물론이고 ‘문학동네’ 출판사는 찾을 수 없고,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만화)과 ‘고교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논술 필독’이라는 부제의 신원문화사 딱 이렇게 두 권만 비치돼 있었다.중고생 때도 읽지 않았던 중고생 대상의 책이라 기분이 좀 묘했지만(심지어 번역자 이름도 없다^^;;), 읽을수록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읽을수록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원래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들’이라고 하는데, 제목처..
칠드런 액트 국내도서 저자 : 이언 매큐언(Ian McEwan) / 민은영역 출판 : 한겨레출판 2015.07.28 상세보기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로 추천받아 모임에서 같이 읽었다. 하지만 청소년의 삶을 소재로 한 ‘성인 소설’이었다. 주인공 ‘피오나 메이’는 가정법원 판사로 형사처벌 사안은 아니지만 인간의 이기심이 원인이 돼 갈등하는 문제를, 법적으로 개입하여 합리적으로 판결해 주며 능력을 인정받은 판사다. 그런 피오나에게 종교적인 이유로 세속의 삶을 정리하려는 아동, ‘헨리’와 이를 치료하려는 병원 사이의 갈등을 다루는 재판이 맡겨진다. 피오나는 헨리와 직접 만나 헨리의 존엄과 헨리의 복지 사이에서 합리적인 판결을 이끌어 간다. 그리고 면담과 판결을 통해 삶의 의지를 확인한 헨리는 피오나..
‘골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정말 읽기 어려웠다. 역시 웃음 코드는 시대적인 것도 맞아 떨어져야 하나 보다. 수십 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몇 가지 종류의 소재가 반복되는 것도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저자가 남성이기에 주로 남성 중심적인 처첩 관련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고, 당시에도 ‘똥’과 같은 더러운 이야기에도 열광했던 것도 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더더군다나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던 서거정이라는 양반이 수집한 이야기인데. 쩝!) 그리고 무관에 대한 비하, 저급한 언어유희를 이용한 만담 비슷한 이야기도 꽤 여러 차례 등장했던 것 같다.하지만 꽤나 지루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석처럼 빛나는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숨어 있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맞는 남성과 때리면서..
그 동안 읽어왔던 러시아 문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스토리, 주인공이라 색다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서 아시아적인 향기를 풍기는 러시아 남서부 카프카스(캅카스, 코카서스)산맥의 광대하면서 아름다운 공간적인 배경과,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 주인공 페초린, 그리고 그와 얽힌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여인들(벨라, 타만의 밀수꾼 정부, 베라, 메리), 페초린의 이야기에 대한 서술자가 되어주는 막심 마시므이치와 이름 없는 장교, 엇갈린 시간 구성 등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빠져든 것 같다. 특히 주인공 페초린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알다가도 모를 것 같고, 도무지 ‘영웅’이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는, 모순적인 주인공! 그리고 그 실체가 죽은 후 남겨진 일기 속 부분적으..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생각 창고 - 홍길주의 수여방필 4부작국내도서저자 : 홍길주 / 정민역출판 : 돌베개 2006.07.24상세보기 에 소개된 홍길주라는 작가의 등을 읽고 싶어 검색해 보니, 굉장히 방대한 이 문집을 번역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였다. 그 동안 만난 조선의 작가 증 다산과 동시대 혹은 조금 뒤 세대를 살다간 작가여서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용은 을 다시 체험한 듯 힘들기만 했다. 9/10는 그냥 글자만 읽고 간간이 만난 좋은 구절들만 아주 급하게 옮겨 보았다. -인상 깊은 구절- 22 나는 일찍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문장은 다만 독서에 있지 않고, 독서는 다만 책 속에 있지 않다. 산과 시내, 구름과 새나 짐승, 풀과 나무 등의 볼거리 및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 속에 독서가 있다...
사무실 짝꿍 샘이 읽어보라고 주신 걸 책꽂이에 꽂아 두었는데, 노란색 표지가 여러 번 눈에 띄었다. 학교비정규직 파업으로 ‘바위처럼’도 들리고 ‘광야에서’도 들리는 교육청의 점심시간, 한숨 돌릴 겸 책을 들었다. 일본의 ‘조선신보사’가 공모한 작품들을 엮은 글모음집 “꽃송이”, 일하다 틈틈이 시간 내며 읽다가 집에까지 가져와 마저 읽었다. 하루하루를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글이 비장하면서 활기차다. 그런 삶이 누누이 쌓여 역사가 되고, 그것을 이어나가는 3~4세대 조선학교 학생들의 글을 이렇게 편하게 읽어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모음집에는 학생들과 시와 수필과 함께 그림, 활동사진, 노래가 담긴 동영상, 조선학교의 학제, 재일조선인의 역사, 현재 쟁점인 고교무상화운동 등 정보까..
'이유'는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이 책은 여행의 의미에 대해 작가의 경험과 그것이 작품으로 이어지는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의미를 줄 것 같다. 물론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았더라도 '알쓸신잡'에서 보았던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을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여행에 대해 공감하고 의미를 되새겨보는 재미 있는 시간이었다. *추방과 멀미 (51)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난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발췌해 놓고 보니 더..
* 단축키는 한글/영문 대소문자로 이용 가능하며, 티스토리 기본 도메인에서만 동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