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 진행

올해 혁신자치부를 맡았다. 

우리 학교 혁신자치부는 혁신학교 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 학생 자치활동 지원, 마을교육공동체(온마을학교) 연계 사업 진행이 주업무이다. 그리고 부서의 특성 상 교직원회 회장을 추가로 맡았다. 그래도 소규모 학교임에도 함께 고민해 주는 기획 샘이 있고, 기획 샘이 학생 자치활동 지원을 전담하기로 해, 어느 업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학생자치회 첫 사업으로는 부서별 1학년 차장을 선출했다. 그리고 3월 말에 학생회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 학생회는 회장단(회장 2,3학년 부회장)과 부서별로 3학년 부장, 1,2학년 차장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회장단 선거는 11월 말에 있고, 3학년 부장과 2학년 차장을 방학 전까지 선출한다. 1학년 차장은 입학 후 선출해야하는 상황이라 매년 사업 계획을 3월 하순에 세우고 있다. 여기서 정리된 사업을 4월 초 학생총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다. 

 

전임자들이 학생 자치활동 지원을 위해 애썼고, 우리 학교 샘들도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최대한 보장해 주려고 한다. 작년에 우리 학교에 와서 시작종 소리가 지나치게 길고 리듬이 빨라 차분하게 수업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문제제기를 했을 때, 학생자치회에서 공모를 통해 정한 종소리니, 학생회의 의견을 듣고 결장하자는 샘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학생회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워크숍이니 학생들끼리 열띠게 토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기획 샘과 워크숍 진행 계획을 짰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된 학생들이 많아 워크숍은 1주일 순연되었고 주변의 걱정 속에 방역 지침을 지키며 진행하기 위해 애썼다. 우리 기획 샘이 가장 고생이 많았다.

 

4월 1일 금요일,  방과 후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했다.

 

작년 프로그램 및 학생회의 의견을 수렴해, 마음 열기, 임원으로서의 자세, 학생회 생활규칙, 부서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워크숍으로 진행했다.

 

영어전용교실에서 열린 '2022용봉중 학생자치회 워크숍'

 

1. 마음 열기 : 릴레이 초상화 그리기

1. 좋아하는 색깔의 사인펜 고르기
2. 종이 맨 위 가운데에 자기 이름 적기
3. 자신의 종이를 오른쪽 사람에게 넘겨주기
4. 왼손으로 사인펜을 쥐고 선생님의 지시대로 종이에 적혀 있는 친구 그리기
  -얼굴형 >머리카락 > 눈썹 > 눈(눈동자 꼭 그리기) > 코 > 입 > 귀 > 상체
5. 다 완성됐으면 본인에게 돌려주기
6. 다음 두 가지 내용을 자기 초상화에 기록하기
  -머리 위쪽에 2022년 올해 내가 집중하고 싶은 가치 3가지 기록
  -왼쪽 귀: 학생회에서 내가 듣고 싶은 말, 오른쪽 귀: 학생회에서 내가 많이 하고 싶은 말
7. 돌아가면서 모둠에서 소개하기.
8. 친구의 소개를 듣고 나서, 그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초상화에 붙이기

국어과 새학기 준비연수 및 우리 시교육청 학교자치팀에서 만든 자료집을 참고해서 진행했다.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친구를 그리는 까닭에 초상화가 매끄럽게 그려지지 않아서. 일명 '친구야 미안해~'라고도 불리지만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은 낮추면서도 서로를 들여다 보며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모둠별로 릴레이초상화를 그린 뒤 자기소개를 했다(좌), 전체 학생들과 공유 및 격려를 위해 교실 뒤편에 게시했다(우)

 

2. 학생회 임원에게 필요한 역량 세우기

1. 나무의 뿌리, 줄기, 이파리가 그려져 있는 전지 준비하기
2. 뿌리 > 열매 > 줄기 순으로 질문에 대한 생각을 포스트잇에 작성하고 붙이기
  -뿌리 : 현재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학생회의 상황(장단점, 요구 사항)
  -열매 : 학생회 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1년 뒤 갖기 바라는 모습(기대)
  -줄기 : 현재 상태에서 기대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해 학생회 임원에게 필요한 역량은?
3. 공유하며, 열매 부분에 있는 단어들 중 중복되는 것으로 비전 만들기

다음으로 학생회 임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합의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을 설계하면서 기획 샘과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학생들의 변화를 목표로 둘 것인가, 아니면 학생회의 변화를 목표로 둘 것인가. 중간 정도에서 정한 것이 '학생회 활동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1년 뒤 갖기를 바라는 모습'으로 목표를 두고, 현재 우리 학교의 상황과 학생회 임원에게 필요한 역량을 모아가는 활동으로 진행했다. 

 

먼저 모둠별로 브레인라이팅 방식을 활용해, 현재 상황 점검, 1년 뒤 모습 설정, 학생회 임원에게 필요한 역량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유목화 했다. 모둠별 공유 과정을 거친 뒤, 학생회 임원으로서 길러야할 역량만 전체 공유를 통해 유목화 했다.

그리고 2명씩 짝을 지어 가중치 투표(3/2/1점)를 거쳐 학생회 임원으로서 길러야할 역량을 4가지 정했다. 그리고 이 역량이 들어가도록 학생회 키치프레이즈를 만들기로 했다.

 

한 모둠의 기대나무 활동 결과(좌), 전체 공유를 통해 유목화한 핵심역량, 의사 결정을 위한 가중치 투표 결과(우)

 

3. 학생자치회 생활규칙 만들기

1. 개인별로 포스트잇 3장 정도 나눠 갖기
2. 학생자치회 구성원들의 역량 및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나만의 특급 비법, 즉 학생회를 망치는 3가지 비법 쓰기
3. 모둠별로 비법 3가지 선정.
4. 전체 공유를 통해 비법을 유목화하기 3~4개로 정리하기.
5. 각 비법을 긍정의 말로 고쳐 쓰기

우리 학교는 수요일을 교육공동체의 날로 정해, 5교시까지만 수업하고 이후에 교직원은 교직원회(첫째 주), 교직원동아리(둘째 주), 학년 수업나눔 및 연구회(셋째 주)를 운영한다. 넷째 주에는 창의적체험활동을 진행하는데, 우리 교직원이 활동하는 동안 학생회는 매주 학생회 회의를 진행한다.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많아 매번 집단 내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것도 여러 번 보고 듣기도 해, 생활규칙을 역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학생자치회 활동을 김빠지게하는 '나만의 특급 비법'을 모둠별로 이야기하고 이를 공유하면서 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이 의견이 모아졌다.

 

4. 학생회 사업 계획 세우기

1. 월별 사업별로 4개의 테이블을 만들고 호스트 앉아 있기
  -5~6월(회장), 7~8월(3부회장), 9~10월(2부회장), 11~12월(서기)
2. 월드카페 방식으로 테이블 별로 이동하면서 사업 제안하기
  -이때 될 수 있으면 같은 사람과 이동하지 않기
  -호스트는 새로운 카페가 시작될 때마다 앞 내용을 요약해서 이야기해 주기
3. 월드카페가 끝나면 호스트는 들으면서 인상적인 사업 내용 정리해서 발표하기
4. 중심 사업계획 선정하기(가중치 투표 또는 의사결정 그리드 활용: 효과-실현가능성)

작년 학생회 사업계획 워크숍에 호스트를 맡아 참여했었다. 작년에는 부서별로 월드카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했는데, 학생회 부서와 교직원의 업무분장이 잘 안 맞기도 하고, 교직원 샘들의 생각이 다른 경우도 있어 부서별로 사업 진행이 잘 안 되었다. 결국 부서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함께 사업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월별로 월드카페를 통해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워크숍을 설계했다.

5~6월, 7~8월, 9~10월, 11~12월. 이렇게 4개의 사업을 주제로 정해 월드 카페를 구성하고, 학생회장, 부회장, 서기를 호스트로 정해 월드카페를 4번 진행했다. 곁에서 들어보니 기념일 중심으로 학생들과 의미를 나눌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제안되었다. 그리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기록물 공유)

워크숍 전체적인 시간이 길어져, 중심 사업계획 선정하기까지는 워크숍에서 담지 못했다.

 

 

5. 이후

워크숍이 끝나고 1주일 후에, 코로나로 학년별 총회를 할 수 없어, 방송으로 부서별 사업을 소개하고, 패들렛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학생회 임원들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흐른 부분도 있지만, 학생회 사업에 대해 학생들은 나름의 생각을 잘 제안했다.

 

 

학생자치회를 지원하는 팀으로 학생회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간섭하지 않으면서 지원만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계기교육에 대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고민하게 할 필요도 있고.

이벤트 위주의 사업 진행이 많은 편인데, 학교 구성원으로서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학교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도 고민이 된다.

 

기록으로 남기는 김에 우리 기획 샘이 판을 만들고 아이들 먹는 것도 챙기느라 고생이 많았다. 워크숍 진행 과정에서 계속 피드백하며 활동을 조율하고, 오미크론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음식 먹을 수 있도록 배분하고, 아이들이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분리수거에 잔반처리까지 아이들과 함께 마무리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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