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블라인드(김선희 외)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여러 상황이 담긴 단편집
- 2018. 12. 15.
“세븐 블라인드”라는 제목과 표지에서 이 글의 문제의식이 짐작된다.
파란 하늘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 안에서 홀로 외롭게 앉아 있는 뒤표지의 여학생이, 민들레꽃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일어나 블라인드를 잘라내는, 7개의 이야기들이 홀씨가 되어 비슷한 문제 상황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의도가 읽힌다. 한편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는 렌즈의 역할을 의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루밍’은 청소년들의 원조 교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쉽게 벌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원조 교제를 활용하기도 하고, 가출한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의 진정성을 믿으며 원조 교제가 시작된다. 소비로 풀 수밖에 없는 가정의 문제, 태어난 게 죄라며 폭력을 휘두르는 가정의 문제를 외면한 채 ‘원조 교제’에만 집중하여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의처증으로 인한 가정 폭력 속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 준 친구가 마음을 닫자 도박에 빠진 친구 두오를 찾아가는 ‘두오를 찾습니다’는 도박을 포함한 각종 중독의 폐해를 알면서도 빠지게 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친구가 있었다면 두오의 삶도 달라졌을까.
‘다섯 명은, 이미’는 몰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두 번의 반전을 거듭하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며, 몰카의 폐해를 잘 드러내고 있다.
‘발끝을 올리고’는 여학생 사이의 집단 따돌림을 이야기하고 있다. 풀릴 것 같지 않던 문제의 해결에는 큰 반전이 있다. 아픔도 기쁨도 함께해야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겪기 전과 겪은 후 현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질적으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사람의 일에 대한 성급한 판단과 그로 인한 휩쓸림은 방관자 역시 가해자로 만든다.
‘오빠의 모든 게 알고 싶어’는 사생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방적인 관심과 사랑이 연예인이자 보통 사람일 수밖에 없는 상대방에게는 지나친 집착이 된다. 관심과 집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 어렵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토론해 볼 수 있겠다. 또 청소년을 빠져들게 만드는 기획된 이미지와 이런 청소년의 마음을 이용하는 의도도 눈에 띤다.
노동자를 배려하지 않는 노동 현장의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또 실습 과정에서 지나친 열정페이 요구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다행히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 또 그런 환경에서 일하지 않기 위해 경쟁으로 내몰린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사람이 죽어 가고 있는데 컨베이어 시스템은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 2018년 12월 15일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도 또 반복되고 있다. ‘버드나무 편지’는 같은 꿈을 가진 친구의 죽음에 대한 냉혹한 현실, 가정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다.
‘도기태 이용권’은 특수한 질병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타협이 성추행과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불리한 상황에 저항하며 순수하게 친구를 돕는 ‘도기태’의 믿음직함이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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