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업연구회를 하고 나서.
- 행복한 글쓰기/가르치고 배우며
- 2012. 5. 31.
오늘 점심시간에도 아이들은 ‘여수 밤바다’를 듣고 있었다.
질릴 법도 한데 솔직 담백한 목소리가 아이들의 마음에도 오랫동안 울림을 주는 것일까. 그 울림이 여러 번 통하는 것 같아 반갑다.
1~5교시 수업을 내리 마치고 ‘나눔 수업’으로 다시 만난 1-1반의 수업은 ‘참 보기 좋았다’
저희들끼리도 오늘 수업이 만족스러웠는지 곁에서 가만히 수업을 관찰하고 있는 나에게 말을 건넨다.
“선생님, 오늘 우리 반 분위기 좋지요?”
그래. 오늘만 같으면 세상의 어떤 주제도 너희들과 탐구해 볼 수 있겠다.
수업 연구회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근래 들어 가장 치열하게 아이들의 배움에 대해 집중력 있게 토론했다. 수업만으로 한 시간을 넘겨 토론하는 모습에서 진정성과 동질감이 흠뻑 느껴진다.
수업, 모를 땐 몰랐는데 알고 나니 더 어렵다. 사실 ‘수업’이란 말 자체가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이니 ‘수업’은 본래 일방적인 것이 아니기에 알면 알수록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업의 변화를 수업 공개와 수업 연구회로 풀어가는 것 역시 아이들과의 만남이 곧 수업(授業)도 되고, 수업(受業)도 되며, 동료들에게 수업(授業)을 하며, 수업(受業)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업 연구회는 들숨과 날숨처럼 일상적인 교사들의 삶에서 심호흡과 같은 순간이 되는 것 같다.
다만 요새 수업이 잘 풀리지 않아 숨이 가쁘다.
그런 마음으로 수업 연구회가 끝난 다음 혁신학교 연구 소모임을 가졌다.
50일 만에 만난 소모임 선생님들과 왜 수업이 안 되는지를 솔직하게 나누었다. 수업이 잘 안 된다는 건, 우리 교사의 가장 큰 치부인데도 우리는 그것을 나누고 공유하고 심지어 어떻게 풀어 가야할지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내 한계를 이야기하는 것이었으나 그것은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가슴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만나서 ‘한’을 풀어내는데 만족하는 면도 있다. 당분간은 진행하는 일에 대한 수습의 성격이 강할 것 같다. 그러나 혁신학교는 학교 전체 속에서 본질을 찾아가는 활동이기에 모임이 몇 차례 진행하다 보면 결국은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래서 격주 ‘화요일’4시에 교무실이건 샘물교실이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수업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도 교사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실무자로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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