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체 나눔 수업을 하고 나서(2012.4.18)
- 행복한 글쓰기/가르치고 배우며
- 2012. 4. 21.
요새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있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아름다움에 취해 연관된 세상사에서 벗어나 설렜던 마음을 풀어내도 좋을 것 같은 목소리와 리듬에 마음이 동한다. 무리지어 활짝 핀 벚꽃, 달빛이 어울린 밤풍경은 나이 어린 아이에게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한 편의 시이다.
근 두 달을 목에 걸린 가시마냥 일깨우고 자극했던 공개 수업의 부담을 털어 내고, 벚꽃 군무를 느껴보려 했지만 이미 꽃은 져 버리고 이형기의 '낙화'처럼 성숙함만이 자리에 남았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도 이문세의 '소녀'처럼 끝난 뒤의 아쉬움과 미련만이 가득 남는다.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동서고금을 떠나 일상의 특별함처럼 제시되곤 한다. 나에게도 올해는 학생에서 교사로 역할을 바꾼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그 사이 학생과 교사의 역할은 허물어지고 우리의 관계는 도반이 되었지만, '배움'의 '공동체'라는 단어는 울림만큼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을 끝내고 난 지금 후련함보다는 아쉬움이 많다. 전교사 수업 연구회와 국어교사 모임을 거치며 잊고 싶은 장면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오른다. 공개한 수업은 한 시간이지만 이 수업 속에 50여일에 가까운 아이들과의 관계가 포도송이처럼 팽팽한 긴장감으로 뭉쳐진다.
그래도 작년보다 올해가 나았다.
활동 자료와 아이들의 역량에 의존했던 수업이 작년이었다면, 아이들과 활동을 통해 배움의 과정으로 나아가려 노력했던 과정이 올해였다. 자신을 비우는 시작인 경청,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자신을 키워나가는 모둠활동, 사고의 범위를 일반화하는 전체 소통 시간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심지어 소통의 필요성을 고집스럽게 외면했던 모둠도 있었지만, 항상 답답해하던 배움의 암막 상자를 들여다보고 고민하게 된 이 지점이 수업 연구회를 통해 집단 지성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소중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소통의 어려움은 올해 또다른 소통으로 나를 편협하게 통하도록 만들었다.
오늘 아이들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아는 것만큼 보이고, 열어 놓은 것만큼 통하는 것 같다.
내가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만큼 소통은 멀어지고 배우는 것도 멀어지는 것 같다.
매번 똑같은 아쉬움을 반복할까.
하지만 의지할 곳이 있어 술맛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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