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입니까?(창신강)

나는개입니까
카테고리 소설 > 중국소설 > 중국소설일반
지은이 창신강 (사계절, 2010년)
상세보기

사람에 대한 충성심과 친근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반려 동물인 '개'.
하지만 질 낮은 사람을 빗댈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것도 '개'이다.
사람처럼 친근하지만, 결국 사람이 아닌 동물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하기 위한 것일까.
그런 사고의 연장에서 '개기름, 개나리'의 접사 '개-'에 '야생 상태의,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등의 의미가 더해진 것은 아닌지.
여하튼 개에 빗대 사람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나라나 중국이나 큰 차이가 없나 보다.

이 책 <나는 개입니까?>는 지하에서 인간과 공존하던 개가, 인간을 동경하여 인간이 된 이야기이다.
개가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작가는 왜 굳이 개를 인간으로 만들었을까.
어디까지나 초점이 '인간'에 있기에, 마치 <양반전>처럼 되고 싶었을 때의 마음과 돼서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또, 처음부터 인간이 아니었기에, 인간-성이 부여돼 있지 않아 인간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가능할 것도 같다. 인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다는 면에서 거리두기도 가능할 것 같고.

사람이 된 개의 눈을 통해 그려진 인간 세상은 우리가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문제와 모순의 집합소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교육 기관이기에 가장 합리적이어야할 학교가 '성적'을 가지고 편견과 선입견에 빠져 있는 모습, 또 '성적'에 따라 편애하는 사람들을 실랄하게 지적한다. 
집없는 아이들을 모아 이룬 가족에서도 서로 돕기보다 텃세를 부리거나 세력화하는 것을 보면, 
개조차 이해할 수 없는 그런게 인간의 본성일거라는 지적도 느껴진다.  

개가 사람이 되었으므로, 우화 소설은 아닌데,
개가 인간이 되고, 지렁이가 인간이 되며, 개와 지렁이가 대화를 나누는 등 전체적으로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다. 이야기의 현실성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이런 이야기나 전제들의 상징적인 의미가 쉽지 않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으며 지혜로운 분홍 지렁이,
분홍 지렁이가 주인공 개에게 물려주고 간 분홍 외투,
그것이 주인공 이마에 박혀 있어, 만지면 예지력을 갖게 된다는 것,
개 집안의 내력을 상징하는 큰 이빨, 그것을 빼낸다는 것의 의미,
주인공이 개였을 때나 사람이 되었을 때에도 좋아하는 '돼지 갈비'의 의미
아버지 개 가죽을 보고 나서 '돼지갈비'를 먹지 않게 되었다는 것.
이런 것들.


'행복한 책읽기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색 노트(로제 마르탱 뒤 가르)  (0) 2011.04.23
허수아비춤(조정래)  (0) 2010.10.26
약탈이 시작됐다(최인석)  (0) 2010.10.02
종을 훔치다(이시백)  (0) 2010.09.28
직녀의 일기장(전아리)  (0) 2010.08.19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