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어서인지, 우리 아이들이 1000쪽 읽기 도서로 자주 가져오는 책이다. 읽지 않은 책들도 아이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어느 정도 감을 잡기 마련인데, 이 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책 내용을 정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단편 세 편이 ‘시공간’을 소재로 뭔가 연결돼 있어 보이지만 그 고리를 찾을 수 없어 이상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세세한 내용에서는 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미래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이 가슴을 짠하게 했다는 말도 있고, 캐릭터를 만화 영화와 동일시하여 좋아한다며 왜 혼자 떠나는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잘 생겨서 봐준단다는 아이도 있다. 과학실에서 냄새 맡기 전부터 라벤터향에 대한 느낌을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며 시간의 흐름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까지...
우화집답게 짧은 이야기 속에 생각할 거리가 많다. 중학생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지만, '아는 만큼' 자극받고 받아들이게 될 내용도 달라질 것이므로 아이들과 함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맛보기에 좋은 책이다. 몇몇 작품은 풍자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책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한 재인식이지 않을까. 특별히 6.어느 무화과 씨의 꿈, 10.자신을 죽인 파디샤, 11.미친 사람들, 탈출하다가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 위대한 똥파리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또 다른 이야기이다. '위대한'이란 수식어가 붙은 똥파리의 선구자적인 행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현실은 똥파리의 힘으로 유리창을 깰 수 ..
마을 사람들이 (곡성)옥과장을 보러 다녔다는 산길을 산책 삼아 가족, 이웃들과 걸어다니고 있다. 가끔 마을 어르신들도 함께 하시는데 길을 따라 걸어가며 땔감을 마련하고 배고픔을 해결했던 이야기도 해 주신다. 지난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는 이야기 속에는 재미나 추억과 함께, 힘들었지만 잘 견뎌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도 느껴진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도 저마다 다른 어려움으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이 어렵다고 말했던 빈곤함으로, 그렇진 않으나 빈약할지 모를 미래로,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할 혼자만의 문제로. 고민의 상황은 혼자만의 것이지만 동류의 어려움을 지고 성장한다는 것을 이 소설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는 가난한 상황을 담고 있는 청소년 ..
창비 청소년 문학에서 여섯 번째 책을 내놓았다. 부재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의 사랑과 성에 관한 책이다. 사랑과 성에 관한 내용은 대중가요에서, 영화에서, 애니메이션에서, 각종 동영상에서 폭포수처럼 쏟아내며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각종 매체는 혼자서 즐기고 느낄 뿐 타인과 얘기하며 공감하는 사랑은 아닌 듯싶다. 넘치는 감정의 분출만 있는 가요는 잉여된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고, 각종 버라이어티 쇼에서는 사랑의 변죽만 울리는 것 같고, 끊기 힘들다는 야동은 성을 더욱 골방으로 몰아넣기만 하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가볍기는 하나 청소년의 사랑과 성을 10대의 눈높이에서 쉽고 친근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살펴볼 만하다. 호기심은 어떤 까막득한 대상에 대해 순수와 열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상태가 ..
청소년 소설로 익숙한 7명의 작가가 마음먹고 쓴 글이라 주인공이 겪는 상황도 평범함에서 특별함까지 다양하고, 그들의 목소리 역시 다양했다.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전작을 대부분 읽었을 터라 목소리 역시 친숙하다. 책을 읽어보며 이른바 '청소년 문학'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으며 나름의 범주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우리 아이들(중학생)과 읽을 책을 고민할 때에는 '청소년 문학'이란 개념도 없었다.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른, 주로 작가로 성장한 이들의 '성장 소설'이 주 대상이었고, 관심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가 짊어질 수 있는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청소년 역시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
'로그인하시겠습니까’란 제목은 학생이 쓴 글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공간으로 접속하라는 의미를 포괄하고 있어 책의 제목이 된 것 같다. 하긴 안 좋은 기억마저도 어느 정도의 시간과 술이 들어가면 나름대로 기억할만한 추억으로 남을 만큼 아이들의 시기를 무사히 지내온 우리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은 살아보니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고민하는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달리하는 세상(공간)일 것 같다. 살아가는 세상이 다른데 어쩌겠는가, 아이들을 보려면 로그인해야지. 새로운 시작, 상대방에 대한 이해, 관계 속에서의 역할, 여자-남자-형제사이의 관계 등 소 주제 넷에 학생이 쓴 글 10편이 실려있다. 각 내용은, -잦은 전학으로 인한 새로운 만남, 이혼한 부모님을 다소나마 이해하여 새로운 가족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