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조너선 스위프트)

 

-끝까지 읽고 첫장을 다시 펼쳐 읽으니 무슨 말인지 알게 된 책.

-어린이 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사회풍자 문학이었다는 것(단어, 사건 하나하나 마치 작가가 마련해 놓은 보물찾기 마냥 독자들의 정독을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소인국, 거인국까지는 예상한 바와 같았으나 라퓨타를 다룬 3부부터는 충격 그 자체. 지금의 시각으로도 엄청난 SF적 상상에 날카로운 풍자까지. 특히 불로하지 않는 불사의 스트럴드부러그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아집과 편견으로 늙어가는 인간에 대한 가장 끔찍하고 무자비한 저주 혹은 비판이 아닐까?

-4부 후이늠 종족과 야후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 <혹성탈출>을 떠올린 것이 나만은 아니겠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의 인간들보다 책 속의 야후는 끔찍하게 야만적이며 미개하고, 영화 속 원숭이들보다 책 속 후이늠은 매우 평화롭고 지혜로운 종족으로 묘사된 것.

-엄청난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정신으로 만든 이 책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많은 작품과 인간들의 삶에 스며들어 있음을 야후’, ‘라퓨타등의 단어들로 인해 새삼 느낄 수 있음.

-걸리버라는 주인공은 작가의 상상력 속에 완벽히 조종되는 여행가이자 관찰자. 뛰어난 언어 습득력으로 낯선 곳에서 훌륭하게 적응함.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네 곳이나 방문하고 생각도 삶도 변함. 솔직히 생각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런 세상들을 경험했다고 주장한다면 누군들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을까?

-결론은 확실히 여행은 현재의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좋은 각성제가 된다는 사실!

 

언제 다시 읽을지 알 수 없으니 걸리버여행기에 대한 내용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나무위키 참고>

1. 의사 걸리버가 선의로 취직해 세계를 돌아다니다 소인국 릴리퍼트, 거인국 브로브딩내그, 날아다니는 섬의 나라 라퓨타, 말 모양의 지성체 후이늠이 지배하는 나라를 방문하는 기행문 형식을 띤 소설

 

1) 1부 릴리퍼트 (1699.05.04.~1702.04.13.)

*계란 이야기에 나오는 빅 엔디어, 리틀 엔디언은 컴퓨터의 숫자 저장방식(Byte ordering)의 어원으로 사용됨 (프랑스와 영국의 종교전쟁 풍자)

 

2) 2부 그로브딩내그 (1702.0620.~1706.06.03.)

 

3) 3부 라퓨타, 발니바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지팡구(일본) (1706.08.05.~1710.04.16.)

*라퓨타 섬과 피지배 영토 린다리노(아일랜드를 연상시킴)

*발니바르비의 아카데미 건물(영국의 왕립학회 풍자)

*글럽덥드립(마술사 종족 통치, 과거의 유명인 만남)

*럭낵(불노는 아닌 불사의 스트럴드브러그 만남)

*라퓨타(La Puta)는 스페인어로 창녀라는 뜻이며, 실제 발음은 뿌따에 가까움.

 

4) 4부 후이늠 (1710.09.07.~1715.12.05.)

*말 모양의 이성체 후이늠 vs 인간 모양의 동물 야후

 

2. 주인공 걸리버에 대해

-영국 중산층 게급의 셋째 아들, 의사로 개업의가 되었다 선의가 되어 여행을 떠남

-경험주의적 인식과 과학제일주의, 영국중심주의를 대변하는 정신으로 관찰자와 전달자의 역할에 충실하나 결국 다양한 나라의 여행의 경험을 통해 영국의 현실을 통찰하고 인간에 대해 실망하며, 좌절, 광기에 이르기까지 함

-뛰어난 적응력, 언어 습득력으로 여행한 나라에 정착하는데 성공하나 결국 어디에서도 안주하지 못함.

 

<인상 깊은 구절>

(9) 책을 출간하여 경고한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내 책이 나의 본래 의도대로 효과를 거둔 단 하나의 사례도 지금껏 내게 보고된 바가 없었네. 나는 다음에 열거하는 사태들이 벌어지면 자네가 편지로 알려 주기를 바랐네.
‘정당이나 당파가 사라졌다. 재판관들은 박식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되었다. 변호사들은 정직하고 겸손하며 일말의 상식을 갖추었다. 이단자들과 이단의 책을 불태우는 스미스필드에서 법률 책을 피라미드처럼 쌓아놓고 불태웠다. 여자 야후들은 미덕, 명예, 진실, 상식 등을 많이 갖추게 되었다. 고위 장관들의 회의와 접견은 완전히 일소되었다. 재치, 능력, 지식이 보상을 받았다. 산문과 시로 언론을 욕보이는 자들이 그런 글을 쓴 종이를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또 그런 글을 쓴 잉크로 목을 축이는 형벌을 받았다.’

 

걸리버 선장이 사촌 심슨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55) 내가 이제 앞으로 말하려는 것은, 이 두 강대한 제국이 지난 36개월 동안에 아주 끈덕지게 서로 전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 전쟁의 발단은 이러하다. 우리가 달걀을 먹기 전에 그것을 깨트리는 방식으로 위쪽의 넓은 부분을 깨서 먹는 방식이 널리 인정되어 왔다. 그런데 현 폐하의 할아버지가 소년 시절에 계란을 먹으려고 오래된 방식으로 그것을 깨다가 그만 손가락 하나를 베고 말았다. 그러자 황자의 아버지인 황제가 모든 신민들을 달걀의 밑부분, 즉 갸름한 부분을 깨어서 먹어야 한다는 칙령을 내렸고 이에 불응할 경우 엄벌을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 추계에 의하면, 1만 1천 명의 사람들이 여러 번에 걸쳐서 사형당했는데 갸름햔 부분을 깨어서 달걀을 먹어야 한다는 칙령을 따르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논쟁에 대해서 수백 권에 달하는 방대한 책들이 서술되었다. 그러나 위쪽의 넓은 부분을 깨서 먹을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책들은 금서 목록에 올랐고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법률에 의해 공직 취임이 금지되었다.(카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을 풍자함. 영국은 개신교, 프랑스는 카톨릭)

 

1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중에서.

 

(126) 그들은 나를 난쟁이로 보지도 않았다. 나의 왜소한 신체와 비교할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왕비마마가 총애하는 난쟁이는 왕국에서 가장 키가 작은 존재인데, 그도 근 9미터나 되었다. 많은 토론 끝에 그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은, 내가 다만 ‘레플룸 스칼카트’, 즉 글자대로 번역하면 ‘루스스 나트라이(자연의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론은 실로 유럽의 근대 학문과 일치한다. 근대 유럽의 학자들은 ‘신비한 원인’이란 낡아빠진 도피수단을 멸시하는데,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 추종자들이 그들의 무식을 위장하기 위해 헛되이 고안해낸 것이었다. 그 대신 근대의 학자들은 놀라운 해결책, 즉 ‘자연의 장난’을 발명해 냈다. 바로 이것이 인간 지식의 증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공언을 했다.

(162) 자네가 해 준 말로 미루어볼 때, 자네 나라에는 공직을 얻기 위해 완벽한 자질은 필요 없는 것 같아. 사람들은 미덕의 힘으로 귀족 작위를 얻는 게 아니고, 사제는 종교적 경건이나 학문으로 승리하는 게 아니야. 군인들은 행동과 용기, 법관들은 성실성, 상원의원은 애국심, 고문관은 지혜로 인해 그 자리에 보임되는 것 같지 않아. 자네가 생애의 많은 부분을 여행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기에, 지금껏 자네 나라의 수많은 악덕을 피해 왔으리라 생각하고 싶네.(거인국 국왕과 대화)

(165) 왕은 이 무서운 무기에 대한 나의 자세한 설명과, 더 나아가 그 무기를 만들겠다는 나의 제안을 듣고서 공포에 사로잡혔다. 나같이 무능력하고 비천한 벌레가 어떻게 그런 비인간적인 생각을 품을 수 있는지 경악했다. 또 그런 파괴적인 무기가 가져오는 유혈과 살육을 묘사하면서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전혀 동요하는 빛 없이 말하는 것도 괴이하다는 것이었다. ~ 그는 예술과 자연의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즐겁게 여기지만, 그런 끔찍한 무기의 비밀을 아느니 차라리 그의 왕국 절반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2부 브롭딩낵(거인국) 여행기 중에서.

 

(220) (요약) 똥을 원래의 음식 성분으로 되돌리는 계획자, 지붕부터 시작해 기반까지 내려가는 새로운 방식의 건축숭를 고안하는 건축가, 화가에게 공급할 물감을 만드는 맹인, 돼지로 밭을 경작하는 법을 고안하려는 영농 계획자, 거미를 통해 색깔 있는 천을 얻으려는 계획자, 지구와 태양의 운동을 조정해 돌풍을 예방하려는 계획자, 항문이나 주둥이를 통해 바람을 집어넣어 병을 치료하겠다는 계획자.

(241) 아리스토텔레스는 몸이 무척 굽은 채로 지팡이를 짚고 있엇다. 그는 메마른 얼굴에 길고 가는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나는 곧 두 사람 모두 주석자들을 전혀 모르며,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령은 내게 주석자들이 저승에서도 두 사람과 늘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낸다고 은밀히 말했다. 후대에 들어와 두 사람의 뜻을 끔찍할 정도로 오해하고 잘못 소개한 것에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끼는 탓이었다.

 

3부 라퓨타,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중에서

 

(316) 그대가 말한 이야기를 전부 진지하게 생각해 봤네. 그대 자신과 그대의 조국이 관련된 거라면 더 많이 생각하려고 애썼지. 어떻게 그리 되었는지 도무지 추측할 수 없지만, 여하튼 그대들은 약간의 이성을 부여받은 동물인 것처럼 보이네. 하지만 그대들은 그런 이성을 엉뚱한 곳에다 사용했어. 타고난 타락한 모습을 더욱 악화시키고, 애초에 자연이 부여하지도 않는 새로운 타락을 얻으려는 일 이외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 그대들은 자연이 부여한 몇 안 된느 능력을 스스로 제거하고 태생적인 결점만 더욱 확대시켰네. 게다가 그런 결점을 진귀한 발명품으로 보충하려고 헛되어 노력하며 평생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네.

(330) 절제, 근면, 운동, 청결은 젊은 후이늠이라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실천해야 하는 가르침이다. 주인은 집안일 몇 가지를 빼놓고 우리가 여자에게 남자와 다른 교육을 시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종족 절반이 아이를 낳는 일 말고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정말 옳은 말이었다. 또한 자식을 그런 쓸모 없는 동물(여자)에게 보살피게 맡기는 것도 엄청나게 야만적인 일이라고 했다.

(359) 내가 새로운 땅을 발견함으로써 국왕 폐하의 영토가 늘어나는 것을 다소 꺼림칙하게 여기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영토 확장에서 군주들이 정의를 잘 배분하는지 약간 의심이 들었다. ~ 신성한 권리라는 명칭으로 획득한 새로운 영토의 통치가 시작된다. 원주민은 내쫓기거나 몰살당하며, 그들의 군주들은 금의 생산지를 말할 때까지 고문당한다. 무자비하고 탐욕스러운 행동들이 자유롭게 허용되며, 땅은 원주민들의 피로 물든다. 이 저주받은 학살자 무리는 독실한 탐험대로 파견된 자들이며, 우상을 믿는 야만스러운 자들을 개종시키고 교화라는 임무를 받은 현대의 식민지 개척단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절대로 영국과 관련된 것이 아님을 밝힌다.

 

4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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