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이(R.J. 팔라시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면 표지를 클릭하세요. yes24로 연결됩니다.

 

2017년 "원더"라는 영화를 통해 이 책의 이야기를 먼저 접했다. 그러다 올해 모임에서 이 이야기의 원작이 있다며, 요즘 아이들과 읽고 토론해 보면 좋다며 추천을 받았다.

제본한 책처럼 느껴지는 표지, 내지도 거의 편집을 하지 않아 투박해 보이지만, 읽어보면 내용이 투박함을 채워준다.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어거스트'를 중심으로,

어거스트를 사랑하지만 어거스트의 누나임이 부담스러운 친누나 '비아',

중학교에 입학해 점심시간 홀로 식탁에 앉아 있는 어거스트에게 같이 먹자며 앞자리에 앉는 '서머'.,

교장 선생님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환영친구 역할을 맡았지만 점점 진정한 친구가 돼 가는 '잭',

비아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잘 아는 남자친구 '저스튼',

비아의 소꿉친구이자 어기와도 친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틀어져 버린 '미란다'

이렇게 여섯 명의 서술자가 번갈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성장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영화의 인상이 강해 책을 읽을 자꾸 영화와 비교하게 되지만 글은 또 글만의 힘이 있다. 읽으며 인상 깊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185) "중요한 건 우리 모두 그런 나쁜 날들을 견뎌 내야만 한다는 거야. 죽을 때까지 아기 취급 받고 싶지 않으면, 아닌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로 남고 싶지 않으면 받아들이고 이겨 내야 해."

 

얼굴을 보이지 않아도 돼 어거스트가 제일 좋아하는 날 '헬러윈 데이', 예고한 것과 다른 옷차림으로 교실에 들어섰는데 잭의 뒷담을 정면으로 듣고 집으로 돌아와 크게 낙심하는 어거스트에게 누나 비아가 한 말이다.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것이 성장이다, 나도 공감이 된다. 비아 입장에서 서술된 부분.

 

(219) "우리가 한 행동은 옳지 않아. 악마라도 본 것처럼 그렇게 확 일어서다니. 제이미가 무슨 말을 할지 몰라서 겁이 났어. 혹시라도 그 꼬마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이라도 할까 봐. 그래도 그렇게 가 버리면 안 되는데. 그 아주머니가 다 알았을 거야."
"그렇지만 우리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잭, 꼭 나쁜 마음을 먹어야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게 아니야, 알겠니?

 

교장 선생님에게 어거스트와 친구가 돼 달라는 부탁을 받기 전에 잭은 어거스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순간. 나쁜 마음에서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 있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잭 입장에서 서술된 부분.

 

(346) 하늘나라에 가서, 내 얼굴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런 날이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데이지가 단 한 번도 상관하지 않았던 것처럼.

 

고등학교에 다니는 비아는 연극공연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는다.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 오게 되면, 친구들이 어기의 존재를 알게 될까봐. 그런 이유를 알아차린 어기와 가족들이 갈등하는 순간, 반려견 데이지는 늙어 죽게된다. 한번도 어기의 얼굴을 상관하지 않았던 데이지의 모습과 자신의 얼굴이 아무런 벽이 되지 않는 하늘나라를 꿈꾸는 어기의 마음이 아프다.

 

(455) "여러분의 성장을 측정하는 기준은 몇 센티미터가 컸는지, 혹은 트랙을 몇 바퀴 돌 수 있는지, 아니면 평균 점수가 얼마인지가 아닙니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주어진 시간 동안 여러분이 무엇을 했는지, 하루하루를 보내기 위해 어떠한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올 한 해 여러분이 누구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기준으로 가늠이 됩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성공의 척도입니다."

(456) "얼마나 훌륭한 말입니까!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라. 친절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친절을 베풀어야만 합니다. 특별히 이말, 이 개념을 좋아하는 까닭은, 인간으로서 우리가지니고 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어서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니라, 친절을 선택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무슨 뜻일까요? 무엇으로 측정할까요? 자로는 안 됩니다."

(457) "참으로 간단한 일. 누군가 필요로 할 때 던져 줄 수 있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우정 어린 행동. 지나치며 한 번 웃어 주기."

 

종업식, 터시먼 교장 선생님의 훈화 내용이다. 제법 길게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가 전달되는지 참 인상적이다. 특히 학교에서 '성장'이란 무엇일까.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지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하루하루를 보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가, 나는 누구의 마음을 움직였는가. 그리고 누구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은 친절을 통해 서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히, '존중'과 '배려'라는 단어를 이야기해 왔는데 '친절'이라는 말로써 구체적으로 와 닿았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