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 Jean(문부일)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여러 상황이 담긴 단편집
- 2013. 10. 8.
이 작가 나름 유쾌하다. 7개의 작품 매우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으면서도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다가온다. 2011년에 출판되었는데, 왜 이제야 읽게 됐는지, 내 불찰이다. 전에 김인해 작가와 엮은 ‘한파주의보’를 읽는 적이 있는데, 이 작품집으로 문부일이라는 작가를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겼다.
1. 알바학개론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김준이 주인공이다. 고교를 중퇴했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아르바이트중이다. 중3부터 알바 생활을 시작해 이 업계에서는 나름 프로라고 자부한다. 매 순간마다 자신이 프로 알바생임을 환기하며 의지를 재충전한다. 솔직히 좀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런 캐릭터들은 솔직히 현실에 좌절하며 자신의 성실성만으로는 세상을 이겨나가기 힘들다는 고통스러운 결론을 얻는게 일반인데, 이 주인공, 결코 좌절하거나 안주하지 않는다. 김준이라는 캐릭터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바로 ‘긍정성’과 ‘꿈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매장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인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자신의 알바생활을 정말 프로급으로 정리한다. 물론 ‘꿈의 궁전’이라는 레스토랑과 아주 착하고 친절한 주인 ‘아티스트 봉’ 아줌마가 있기에 가능한 행복한 알바생활이다. 읽고 있으면 훈훈해지는 작품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 않기에 읽고나서 조금은 개운하지 않은 맛이 있다.
2. 찢어, Jean
시트콤 같은 재미있는 가족 이야기다. 외모와 자신만의 멋을 중요시 하는 요즘 세대와 보수적인 부모세대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인데, 마지막 반전이 개그콘서트 급이다.(그렇다고 완전히 코미디는 아니다) 부모 세대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3. 이토록 사소한 장난
집단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다. 구성이 참 좋다. 학교와 군대의 폭력을 교차해서 볼 수 있고, 피해와 가해자가 역전되기도 하면서 집단체제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무엇이든 잘 하는 것이 없는 약자로 태어난다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큰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짧으면서 문제성이 도드라지기에 아이들과 함께 토론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4. 고소취하
누구를 고소하는 이야기일까? 놀랍게도 부모를 고소하려다 만 이야기다. 고소 내용이 참 재미있고 나름 현실적이다. 이혼에 맞고소까지 한 부모를 상대로 고소하려다 만 고민의 과정 속에서 이혼까지 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주인공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5. 살리에르, 웃다
작가가 이 단편으로 처음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글을 쓰는 힘든 과정 주인공의 마음 속에 작가의 진심이 녹아있어 몰입이 쉽다. 창작의 고통, 상에 대한 집착은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과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6. 한파주의보
재혼가정의 갈등과 편견을 한파주의보 해제와 같이 따뜻하게 녹아버리게 한 작품이다. ‘고소취하’와 함께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더불어 토론하기에도 좋은 작품! 재혼가정에서 주인공의 새엄마와 같은 매우 이상적인 엄마나 아빠는 매우 드물듯!
7. 6시59분
6시 59분! 세상을 공부하러 떠나기 1분 전을 의미한다. 매우 멋진 제목이라 생각한다. 공부도 잘 하지 못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열심히 일하시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부모님을 가진 덕택에 주인공 완수는 매우 건강하게 자란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은 수능 준비하느라 학교와 학원공부에 코가 빠지는데, 완수는 제주도 여행을 준비한다. 무모해 보이지만 여행계획은 매우 세심하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 과정에서 한 뼘 더 자란 완수가 보인다. 여행이 끝나면 얼마나 더 성장해 있을까? 완수의 중국여행까지 기대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 아이들도 교과서나 참고서가 아닌 스스로 준비하고 실행한, 진정한 의미의 공부를 중고등학교 때 꼭 해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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