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낙서의 비밀(웬디 리치먼)


주인공 ‘테스’는 수학을 좋아한다. 그것은 수학을 잘 풀어내는 능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처럼 컴퓨터실 화재의 범인을 암호 낙서의 비밀을 해석하여 알게 된다는 기본 스토리보다 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의도가 더 눈에 띤다.

테스는 친구의 특성도 수학적 기호로 정의한다. 이를테면 가장 긍정적인 친구는 ‘절댓값’을 가진 친구로, 과장이 심한 친구는 양의 지수(제곱)으로, 냉소적이면서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컴퓨터실의 스컹크 선생님은 음의 지수로 나타난다. 비단 사람의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상태를 일차 함수 기울기의 변화로, 범인을 좁힐 때에는 사람들의 행동을 나타내는 여러 그래프의 접점을 통해, 사람의 변화는 ‘델타’로 생각한다. 또 벽에 낙서한 일로 정학을 당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정한 규칙을 수용하는 것도 배운다. 그렇다고 수학적 기호에만 맞춰 해석하는 것은 아니다.
테스는 8학년, 즉 중2 정도의 나이인데, 세상이 수학처럼 항상 규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테셀레이션’이라는 도형을 통해 삶은 보기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컴퓨터실 화재의 범인 역시 그렇게 이해하게 된다.

수학 관련 책들이 어설픈 스토리 속에 과도한 수학적 지식을 연결하려는 경향이 많은 데 비해, 이 책은 수학적 지식에 대한 소개는 얕지만 수학과 삶의 관련성은 깊이 들여다 보게 하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소제목에도 이 책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수학 패턴 vs 행동 패턴
-사람을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절댓값으로 보는 세상
-변화율이 심했던 하루
-행동 동기 그래프
-테셀레이션
-식을 단순화해! 그럼 보일 거야
-확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200) 화장실 청소 같은 벌을 내릴 때, 그런 벌의 의도는 학생을 변화시키려는 데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변한다. 자기가 한 일이 아주 어석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는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서 공포심을 느낀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나는 이런 것들로 인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야겠다고 결심한다고 생각한다.


암호 낙서의 비밀
국내도서
저자 : 웬디 리치먼 / 박영훈역
출판 : 주니어김영사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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