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클(최현진)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가족과 갈등할 때
- 2026. 4. 2.

스파클(sparkle)은 ‘반짝이다, 빛나다’라는 뜻의 동사로 작은 빛들이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 눈, 다이아몬드, 물 표면이 반사광으로 빛날 때 사용되며, 비유적으로는 사람의 매력, 활기, 재치가 넘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구글 AI Overview)
“스파클”은 화재로 각막을 이식받은 중3 배유리가 기증자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친구를 만나고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의 실수로 식물인간이 된 동생을 위해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자신의 궁금함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며 몰입감이 있다.
가족에게 생긴 변고는 그게 불가항력적이라도 그것을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결국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할 뿐이다. 더 많은 소통과 격려가 가족의 문제를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가 기증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려진다. 소설에서는 기증자에게 직접 이식을 받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의 기증을 받은 사람들도 기증자의 희생을 기리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 모두는 기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마음 씀씀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답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해피엔딩이 좋다.
유리가 실제 아픈 눈이 아닌 이식받은 정상인 눈에서 눈송이를 보았고 기증자를 찾아가고 비행기를 타며 자신이 진정 그리워했던 ‘눈송이’를 찾는 장면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풀어 가는 성장의 과정이 좋았다. 무엇보다 카톡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헤어지는 세태에 직접 만나고 행동하며 좋은 관계를 맺어 가는 유리와 시온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갸우뚱했던 부분도 있다. 빈 냄비를 가열한다고 화재가 날 정도인가. 제미나이는 코팅 등이 타면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덕션을 쓰라고 조언한다. 또한 어린 마음의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질투이겠지만 자신을 버려두고 동생을 구조했던 할머니를 유리가 이해하는 장면도 개연성 측면에서 애매한데, 그래서 책을 읽고 이야기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
*인상적인 구절
(16) “즉 x는 본인이 반드시 구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거다.”
나는 필기를 멈추었다. x옆에 눈송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단 한 개의 결정체였다. 머릿속이 아득해지면서 오른쪽 눈꺼풀이 감겼다.
✍ 제목 스파클, 즉 눈송이가 유리가 해결해야할 문제임을 알려준다. 복선 같은 것.
(63) 우리가 배우는 건 암기 과목이 아니며 이해하는 힘과 사고력을 써야 한다고 하다가 내신 때가 다가오면 그냥 외우라고 한다. 시의 함축적 의미나 영어 연설문 속의 명문, 수학 공식과 사회의 제도, 온대 지방에 돌풍이 부는 이유와 잘 그린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선의 종류까지도.
✍ 일주일에 한 시간씩 강 건너 학교로 겸임 수업을 가는 나도 문법 수업을 하면서 이런 말을 요새 아이들에게 많이 하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평가 관련 민원에 대응하느라 평가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선발 위주의 평가가 아닌 성취 위주의 평가를 한다면 중고등학교의 교육은 좀 더 협력적이면서도 실천 위주의 성취를 하지 않을까. 경험적 판단이라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다.
(77) 안구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안압을 조절하는 신약이었다.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집중력 저하, 수면 유발이 있고 이 약을 임상 실험한 사람 중 오 퍼센트가 악몽 또는 반복적으로 환몽을 꾸었다고 나와 있다.
✍ ‘포도막염’은 나에게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질병이다. 나름 주치의 샘이 “올해도 올 것이 왔네요.” 하면서 약을 처방하는. 그러면서도 통증이 나타나면 바로 내원하라고 했는데 하루 게으름을 피웠던 날, 한밤중에 내발로 응급실을 찾아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런데 곤히 자는 전공의 샘들을 깨워 진통제로 통증을 다스리며 다니던 병원에 꼭 가라던 처방을 받았던 빌병이다. 소설에서 배유리는 약을 먹고 환몽을 꾼다. ‘설산’은 소설의 흐름상 예지몽 같은 것이다. 주인공 유리와 시온이 찾아간 수목장 시설도, 엄마와 아빠가 인연을 맺은 카트만두 이야기도.
(114) 우리는 다 실패했다. 난, 나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엄만 엄마대로, 할머닌 할머니대로, 좋아하는 걸 포기하고 살면서.
그래야만 각자가 지닌 죄책감을 덜 수 있으니까. 아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덜어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영이 우리가 그것을 안고 살기를 바라는지는 미지수였다.
✍ 소제목이 ‘난기류’다. 가족들끼리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부분인데, 부모보다 유리가 더 객관적이다. 부끄럽게도 아이들과 살다 보면 아이들의 판단이 맞을 때가 있다.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185) 아빠는 좋아하는 일에는 열정이 생기고, 잘할 수 있는 일에는 냉정함이 생긴다고 했다. 둘 중 하나만 해도 프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게 되면 그 분야 최고가 된다고 어릴 때 말해 주었다.
✍ 바로 위 114쪽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지구과학을 좋아하는 유리는 의사보다는 조종사가 열정적이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좋아하는 일은 ‘취미’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은 ‘특기’인 것 같다. AI가 AGI로 대체할 수 있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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