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에 관한 생각
- 행복한 글쓰기/가르치고 배우며
- 2002. 5. 1.
1. '왜' '나'는 독서교육을 하려고 할까?
교과서는 이상적인 평범한(?) 학생을 염두해 두고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과 생활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교과서의 내용(이른바 '정전'을 선택하는 등 '공급자 중심의 내용)'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음을 알게된다.
그래서 아이들의 '지금, 여기'의 상황을 파악하여 거기에 맞는 책을 추천하는 것이 좀더 삶과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독서란 생각이 들었다.
2. 교사의 독서량 부족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교사가 읽은 책이 너무 한정돼 있고, 분량도 적었다. 우리 역시 '고전' 중심의 책을 읽어왔고, 교과서만 외우면 되는 학교생활을 보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군데서 추천한 책들(전교조, 교육청, 여러 단체들)을 아이들에게 읽혀보았는데, 책의 예상 수준과 아이들의 반응이 많이 달랐다. 즉. 교사가 읽고 추천해야하는 것이다.
'나라말향기'에서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종류의 소설(예를들면 성장소설)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어느정도 내가 읽은 책 안에서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상황은 되었다.
3. 수업시간 1시간을 독서시간으로 사용했던 경험!!
작년에는 수업시간 5시간 중 1시간을 독서시간으로 썼다. 읽기 전 동기부여는 교사가 담당했고, 읽기중 활동으로 간단한 퀴즈문제를 제출했다.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끔 했다. 읽고 나서는 간단한 '감상문' 틀을 만들어 함께 이야기할 거리를 만들도록 했다. 교사 역시 핵심어를 중심으로 토론거리를 만들고..
하지만 내 능력의 부족으로 '토론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작년에 '오체불만족'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문항'을 만들어 함께 이야기해 보았는데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아이들과 1시간 동안 '장애우'에 대한 규정만 하다가 끝나고 말았다.
4. 아침자습 시간을 활용한 독서교육-하지만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올해는 국어시간이 주당 4시간 밖에 되지 않아 독서시간을 따로 정할 수 없어 책을 제시하고, 학교에서 40권 정도 일괄구입한 후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책을 읽도록 했다. 우리 학교에는 아침 자습시간에 할일이 날마다 정해져 있는데 독서시간 화-수 1시간(30분씩 2일)이 있지만, 자유로운 독서보다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읽는 독서시간이고, 그나마도 결과물을 남겨야하는 부담이 있다.
물론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는가라는 반문을 할 수도 있지만....
5. '주제'에서 '상황'으로 방식을 바꾸며
많은 전문가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며,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써 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수업시간에 적용하는 독서수업은 그런 방식이 돼야할 것 같다.
그러나 국어교사에게 개인적으로 읽을 책 목록을 요구하는 학생도 있고, 아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책을 매개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런 방면에서 '상황' 모임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아이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보는 것도 좋은 점이지만, 한 권의 책도 여러가지 상황과 주제로 나눠 볼 수도 있으니까.
'독서의 힘'을 믿는...
6. 학교 독서교육에 대한 비판
독서교육에 뜻이 있는 사람이 '독서'관련 부서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의지가 없으니 그 짐을 고스란히 국어교사가 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독서'가 업무로 다가오는 때가 많아 신경쓰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또 대부분의 교사가 '독서' 교육에 대해 무관심하다. 독서는 국어교사만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른바 '도서선정위원회' 같은 것은 정말로 유명무실한 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책 선정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반영돼 있지 않기에 우리 아이들은 문학 중심으로 편식을 할 수밖에 없고,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항상 굶을 수밖에 없다. 또 '도서선정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니 교장이 마음대로 책을 사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제발 '드러내기' 식 독서행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80만원 짜리 부저사서 퀴즈대회 한 번 하고 나면 뭘 할 것인가? 물론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동기유발 측면에서 좋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 가지고 다른 것을 할 수는 없었을까?
7. 시교육청, 지역교육청 독서교육에 대한 비판
시,지역교육청은 독서교육의 앞/뒤 문제에 대한 고민없이 결과만을 취하려고 한다.
-독후감발표대회(1).시.시조낭송대회(2),독서퀴즈대회(3학년)와 사이버독후감 공모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의 표본이다.
독후에 신경쓰는 만큼 '독서전'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광주시와 광산구 지역에 적절한 권장도서목록을 크게 선정하여 학교별로 참고할 수 있게 한다거나, 독서교육에 대한 고민을 풀어 선생님들과 공유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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