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제주 자전거 여행2(모슬포항~성산일출봉)

일어나서 도로 상태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일기예보 앱 '원기날씨'에서는 지금 시각부터 비 표시가 돼 있었다. 출발하기 전 짐정리를 하면서 언제든 비가 내릴 수 있으므로 카메라 가방은 배낭 안으로 넣고, 비옷과 우산을 바로 뺄 수 있도록 맨 위에 따로 묶었다. 아침 8시 '송악산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수능날 아침이라 지나다는 차도 없이 고요했다.

모슬포항에서 송악산 인증센터까지는 5km 정도 남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느껴졌다. 지속적인 오르막길이고, 먹구름으로 사위가 어두워 마음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정하수처리장 입구 교차로에서 자전거도로 표시가 애매하게 표시돼 있어 골목으로 들어갔다 결국 한 바퀴 돌아 나오기도 했다.

 

산방산과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고즈넉한 아침
멀리 보이는 섬이 가파도
태평양의 징검다리, 제주 환태평양평화소공원. 21세기를 이끌어나갈 환태평양 지역의 젊은이들이 모여 평화 증진을 위해 새로운 우정을 쌓는 프로젝트라고 한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로 사용되었던 알뜨르비행장 앞에 설립된 곳으로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송악산을 향해 가는 길에 '태평양의 징검다리'라는 공원이 나타났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설명을 읽어보니, 이곳 평야가 일제시대 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알뜨르 비행장' 주변이었으며, 송악산 바로 넘어가기 전 왼편의 '섯알오름'은 한국전쟁 때 예비검속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한 곳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곳곳에 현재진행형인 역사가 아직 많다.

 

오르막길을 넘으니 바다와 함께 형제섬 등 익숙한 풍경이 나타났다. 8시 20분 '송악산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인증센터의 도장이 고장 나 있었다.(집에 도착해서 수리를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인증수첩 종이를 접어 도장에 찍는 것으로 흔적만 남겼다.

 

왼쪽 산방산, 길 끝은 송악산 주차장. 그리고 길 끝 바다의 섬은 '형제섬'이다.
송악산 인증센터와 일본군이 만든 송악산 진지동굴

 

해안도로에 접어드니 '산방산'이 보인다. 제주 환상자전거길 고도표를 보면 오늘 일정인 산방산부터 법환바당, 쇠소깍까지 오르막길이 많았다. 어제 전기자전거를 사용해 보니, 웬만큼 써도 배터리가 남을 것 같아, 역시 1단을 기본으로 2~4단까지 활용했다. 산방산 앞까지 가는 형제해안도로는 걷기에도 달리기에도 한 걸음 한 걸음이 아까운 곳이다. 아름답다.

 

이 길을 '형제해안도로'라고 부른다고.

 

산방산을 바라보고 왼편으로 돌아 제주 일주도로의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했다. 바람이 제법 세게 불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지고 있었다. 일주도로의 가로수 먼나무의 빨간 열매와 담벼락의 노란 털머위꽃, 그리고 주렁주렁 매달린 주황색 감귤 열매가 예쁘다.

 

산방산을 지나쳐 제주 일주도로에서 본 풍경
멀리서도, 겨울에도 잘 보인다고 '먼나무'라고 한단다. 오른쪽은 털머위꽃. 사천 다솔사에서도 보았다.

 

9시 30분 무렵 중문에 도착했다. 법환포구로 가야하는데 교차로에서 자전거도로 차선이 사라질 때가 있는데 그걸 놓쳤다.  길은 통하게 돼 있겠다 싶어 달렸는데 편도 1차선에 인도도 좁은 길이 나왔다. 결국 내비를 검색해 다시 돌아왔다. 테디베어와 스타벅스 사이에서 다시 파란색 자전거도로 표시를 만날 수 있었다. 안도의 마음에 바로 보이는 편의점에서 연양갱과 우유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도로를 달리다 촛불 모양으로 난간이 만들어진 다리와 냇가를 만났다. 강정천이었다. 10여 년 전, 구럼비(넓게 펼쳐진 용암대지)를 파괴하고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되었던 곳에 다다른 셈이다. 환경과 개발은 현재와 미래의 대립이기도 하다.

 

강정천. 범섬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해군기지가 형성돼 있다.

 

강정마을을 지나 '법환바당 인증센터'에 11시에 도착했다. 

10년 전(2013년) 담임 샘들과 이곳 법환포구를 답사를 온 적이 있었다. 당시 신광중에서 2학년부장을 맡아 담임 샘들과 함께 수학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해 강원도 영월 일대와 제주로 수학여행을 추진했었다. 1000km를 달려 영월 일대를 답사했고, 제주는 장흥 노력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성산항에 도착해 만장굴과 올레코스 등을 확인하러 왔었다. 제주 일정 초안은 쇠소깍에서 외돌개까지 올레 7코스를 걷는 것이었으나 와서 걸어보니 차도와 인도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돌개부터 법환포구까지의 올레 6코스가 더 적당하는 생각이 들었고 확인이 필요해, 함께 답사 간 여선생님은 성산항에서 장흥으로 보내드리고, 새내기 사회 샘과 함께 외돌개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고 새벽 일찍 일어나 법환포구까지 답사를 했었다. 7시 무렵 법환포구에 도착해 삼각 김밥과 물로 아침을 대신하고 외돌개에 주차해 둔 렌터카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차 열쇠가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시각까지 충분하지 않은데 무작정 다시 길을 돌아가며 찾을 수도 없고 혹시나 싶어 김밥과 간식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지를 열었더니 거기에 차 열쇠가 있었다. 정신이 없어 벌어진 머쓱했던 일이 떠오른다.

 6월 첫주에 진행된 강원도, 제주도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여정과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 만족도도 높았고 다녀와서 이야기할 거리도 많았다. 아이들의 활동에 믿음이 생기자 여름방학을 앞두고 두세 반씩 묶어 안양산휴양림에서 1박 2일 야영을 하기도 했다. 당시 담임 샘들과 여수 사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며 서로 격려했던 즐거운 기억도 있다. 지금은 그때가 학교 생활 중 담임으로서 가장 보람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10년 만에 찾은 법환포구는 많이 달라졌다. 인증센터 앞에는 야외 공연장이 만들어 졌고,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 생겼다. 이꽃님 작가의 소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와 같이 미래의 특정 시기에 받아 볼 수 있도록 하는 우체통이라면 더 특별할 것 같다. 

 

번환바당 인증센터. 바당은 바다의 제주방언.
법환포구 앞 풍경
법환포구의 용천수. 또한 이곳은 고려말에 최영 장군이 막을 치고 토호를 토벌한 곳이라고 한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진 것 같았다. 낭만을 깬다. 얼른 다시 출발했다.

서귀포여고를 지나면서 보니 이곳도 수능 시험장이었다. 단 한 번의 시험이라는 과정에서의 공정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공부할 자격이 있는지만 검사하고 나머지는 지원자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한 뒤, 나머지 학생의 질을 대학에서 관리하면 좋겠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울 시절에 수능이 최고의 제도일까.

 

 

서귀포여고를 지나 정방폭포 가는 길에 '자구리 해안'이라는 곳에 잠시 멈췄다. 이곳이 이중섭 화백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곳이라고 한다. 예전에 이중섭 생가에 들렀을 때 궁핍한 삶에서 느꼈던 안타까움이 떠올랐다. 이중섭 화백에게 자구리 해안은 가족들과 게를 잡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곳이어서일까. 아직 날씨도 좋고 남쪽 바다를 바라보기에도 좋았다. 

 

자구리해안. 이중섭 화백의 '게와 가족'을 형상화한 조형물. 멀리 섶섬(왼쪽)과 문섬(오른쪽)이 보인다.
자구리문화예술공원

 

자구리공원 지나 정방폭포 교차로에서 매표소 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제법 큰 냇가가 다리가 나온다. 가만히 보니 이 냇물이 흘러 정방폭포가 되는 것이었다. 새로웠다. 다리를 건너 중국풍의 입구를 만났다. '서복 불로초 공원'인데 안내문에 따르면 진시황 때 불로초를 구하러 다니던 '서복'이 이곳 서귀포에서 불로초를 구한 뒤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라는 글귀를 새겨 그것이 '서귀포'라는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정방폭로를 세네 번은 왔는데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몰랐다. 이 산책로를 따라가니 정방폭포 주차장 및 매표소가 나타난다. 비가 한 열 방울은 떨어졌다. 불안했지만 곧 그쳤다.

 

이 냇물의 끝이 정방폭포다.
서복 불로초 공원
내 고향 강진은 감이 유명하다. 골목마다 감이 푸지게 열렸고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은 가지만 상하지 않게 따먹으라고 하셨다. 산방산 뒤편에서 정방폭포까지 감귤이 길가에 굴러다닐 정도로 흔했다.
섶섬이 보이는 해변. 이때부터 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다.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상효천

 

해안도로와 숲길을 지나 상효천을 건너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해변 가까이 카페에 세워진 차들이 많은 곳을 보았다. '게우지코지'라고 전복 내장을 뜻하는 '게웃'과 바다로 돌출한 육지 '곶'을 조합해 명명한 지역이라고 한다.

 

방파제 뒤로 '쇠소깍 해수욕장'이 있다.
게우지코지에서 바라본 쑥부쟁이(인줄 알았으나 나중에 검색해 보니 '해국'이라고 한다)
게우지코지의 생이돌. '생이'는 제주방언으로 새라고 한다. 새들이 쉬어가는 바위.

 

 

게우지코지에서서 쇠소깍은 금방이었다. 12시 10분 무렵 '쇠소깍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법환바당 인증센터에서 14km 정도의 거리인데 풍경을 담다 보니 시간이 다소 길어졌다.

 

쇠소깍 인증센터
쇠소깍 계속을 탐방하는 카누
쇠소깍 왼편에 조성된 데크길(왼쪽)  쇠소깍다리에서 쇠소깍 방향으로 바라본 냇가

 

쇠소깍 인증센터에서 표선해변 인증센터까지는 28km 정도의 거리다.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 비가 내리기 전까지 최대한 가보자는 생각으로 일주도로를 계속 달렸다. 그런데 남원읍을 3km 정도 앞두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금세 굵어졌다. 나무 아래에서 비옷을 입고 가방을 비가리개로 씌웠다. 그런데 비가 쉽게 그칠 것 같지 않았다. 검색해 보니 조금만 더 가면 식당이나 카페가 나온다고 돼 있다. 

PAS 단계를 높여 최대한 서둘러 이동했다. '남원콩나물집'이란 곳에 들어갔다. 다행히 차고지가 있어 전기자전거를 세워 놓을 수가 있었다. '황태해장국' 주문했다. 그사이 빗발을 더 굵어졌다. 들어오길 했다. 1시 정도에 들어왔으니 밥을 천천히 먹으면서 2시까지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해장국밥은 8000 정도 했는데 맛있었다. 1시 50분 무렵 빗줄기가 잦아든 것 같아 출발 했다.

 

비는 계속 내렸다. 비옷으로 가리고 있는 윗몸 괜찮은데, 바지는 비옷으로 가리지 못해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자전거 앞타이어에서 튀는 물까지 맞아야 해 다 젖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춥지 않았다. 일단 '표선해변 인증센터'까지는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6 가족여행으로 표선부터 제주시까지 달렸으니 거기까지만 가도 '제주환상자전거길' 종주를 한 셈이니.

그러나 가는 동안 계속 고민이 되었다. 내일도 하루종일 비 예보가 있는데 이런 비를 계속 맞고 달려야 할 것인가, 차라리 자전거 여행을 포기하고 오늘 마지막 비행기라도 타고 집으로 돌아가 내일 민주 예술제를 볼까. 그러다 세화 해녀의 집 근처에 정자가 보여 자전거를 세웠다. 검색해 보니 비행기표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제이바이씨클' 사장님께 전화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자전거여행이 힘들다고 반납하고 싶다고 했더니 숙소에다 두면 내일이나 모레나 찾아가겠다고 했다. 아직 숙소를 정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래도 안정적인 곳에 자전거를 보관해 달라고 했다. 일단 이동해 보면서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추석 연휴 때 자전거를 빌린 곳은 반납 수수료가 있긴 했지만 반납하기가 편리했다. 자전거 대여비는 지금 이용하는 곳이 더 저렴했고.

 

다행히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졌다. 바람은 아직 셌지만 사진 찍을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세화 해변. 등대를 보며 힘을 냈다.
표선 해변

 

 

오후 3 무렵 '표선해비치해변 인증센터' 도착했다. 비가 내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 인증사진 찍기도 쉽지 않았다. 해수욕장이 넓으면서도 깊이가 완만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곳곳에 벤치와 돌테이블이 마련돼 있었다.

 

표선해비치해변 인증센터와 표선 해변

 

표선해비치해변 인증센터에서 성산일출봉 인증센터까지는 22km 정도 된다. 두 시간 비 맞으며 달려보니 빗줄기의 강도가 수시로 변하고 바람은 세게 불지만 PAS 단수를 올리면 되고, 비를 맞아도 그리 춥지 않아 달릴만했다. 게다가 올해 아내를 알고 좋아하고 결혼한 지 30년, 나 혼자 여행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끝내는 것도 아쉬웠다. 비 때문에 사진 찍기도 어려우니 한두 시간이면 성산일출봉까지 도착할 것 같았다. 

 

행정구역상 성산읍에 들어섰다. 그런데 갑자기 자전거도로가 사라졌다. 내려가면 해안도로를 만나지 않을까 싶어 내리막길을 따라 해변까지 왔는데 '올레길' 표시는 있으나 파란색 자전거길 표지는 보이지 않았다.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자전거가 멈췄다. 살펴보니 자전거 짐받이 아래에 꽂아둔 우산 손잡이 줄이 자전거 스프라켓에 빨려 들어가 걸렸다. 처마 밑으로 이동해 거기서 간단히 손을 보았다. 손에 물이 묻어 스마트폰 작동도 쉽지 않았다.

머뭇거리는 사이 마을분들이 적어 놓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맞은편으로 가면 되겠다 싶었다. 비를 계속 맞고 있어 손이 시렸다. 어느새 신발에도 바지를 따라 흘러들어온 물로 출렁했다. 카페라도 보이면 싶었는데 한참을 가서야 쉴 수 있었다. 달달한 라테에 무화과 쿠기로 힘을 보충했다.   

 

성산읍 신천리 해변. 길도 잘못 들고 손에 기름 묻히며 체인을 다시 고정했던 곳.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힘을 얻었다.
비내리는 제주도 운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씰에스프레소.

 

달리다 보니 바닷가 쪽에 돌담이 쌓여 있어 바람을 막아 준다 싶었는데 '환해장성'이었다. 고려 때 몽고와의 전쟁 후 진도에서 패한 삼별초군이 이곳 탐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 시초인데 조선 시대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보수 정비를 계속해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6년 전 가족들과 자전거 여행을 왔을 때에서 환해장성과 온평리 돈대, 성산일출봉 교차로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도로에는 물이 고이지 않았는데 자전거길에는 물이 고이는 곳이 많았다. 제주 동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는 상황이 되자 비바람을 정면으로 맞게 되었다. 북서풍이 불어서. 성산까지 가려고 마음을 먹어 PAS를  3단으로 올렸다. 어차피 배터리는 남을 테니^^

 

신산리 환해장성
온평항의 도대(등대). 첨성대처럼 생겼는데 선박이 입항할 때 불을 올려 놓아 위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성산일출봉까지 6km 정도 남겨 두고. 멀리 성산일출봉, 섭치코지가 보인다.
오후 5시 성산일출봉 입구 광치기 해변 근처. 자전거길이 왼쪽으로 나 있다.
성산일출봉이 있는 성산리에서 인증센터가 있는 오조리를 연결하는 둑
산일출봉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오후 5 10분 '성산일출봉 인증센터' 도착했다. 오는 동안 먹구름 때문에 저녁처럼 어두웠는데 오히려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더 환해졌다. 인증센터 주변에는 숙소가 별로 없었다. 또 젖은 옷도 말릴 곳이 필요하고. 그래서 다시 성산리로 돌어갔다.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숙소와 셀프빨래방 등을 중심으로 몇 곳을 검색했다. 고맙게도 '성산비치호텔'에서는 객실 복도에 자전거를 세울 수 있게 도와주셨고, 저녁은 전복해물뚝배기를 맛있게 먹었고, 성산K마트에서 신발과 상하의 트레이닝복을 산 뒤, '다모아셀프빨래방'에서 빨래를 잘 마쳤다. 숙소에서 막걸리 한 잔 하며 오늘 하루를 돌아보았다.  

낙동강 종주 때에도 이틀 째 비를 맞았지만 그땐 여름이라 괜찮았는데, 생각해 보면 늦가을 자전거 여행 준비가 부족했다. 혼자 와서 다행이니 다음에 가족들과 자전거 탈 때에는 준비를 잘해야겠다.

 

 

제주 환상자전거길 이틀 째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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