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자치 연구모임에서 같이 읽어 볼 책으로 이 책을 추천했다. 양극화와 능력주의, 무임승차에 대한 혐오 문제를 다루고 있고 방학 때 저자와의 만남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학기 중에는 일하느라 바빠 크게 생각하지 못했고, 방학 기간에 잡힌 저자와의 만남일은 그동안 마무리하지 못했던 자전거 국토종주를 다녀올 예정이라 마음에 담지 않았는데 웬걸,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책이 왔다.' 제목 “새로운 ―가난이 온다” 이전과는 다른 이유의 가난이 온다는 말인 듯싶다. 표지 삽화가 제목을 부연 설명해 주는 듯하다. 세상을 뜻할 것 같은 육면체 끝에 홀로 앉은 개인, 육면체 위에 올라앉아 있는데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육면체 옆에는 위로 오르는 사다리가 보이지만 위까지 연결돼 있지 않..
나이를 먹어서인가, 어떤 책이든 나흘 이내에 완독하지 못하면 책 내용이 머릿속에 잘 정리되지 않는다. 이 책도 새 학년을 앞둔 2월 200여 쪽을 읽고 덮어두었다가 교사 독서토론 동아리가 있어 다시 들었더니 내용이 통 기억나지 않아 이틀 동안 집중해서 읽었다. 이래서 집단은 개인보다 강하다. 책 두께만큼이나 방대한 역사와 짐작 가능한 미래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정리할 수 있을까? 작년 “내 마음 읽어주는 책 친구” 출간 작업을 하며 표지를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표지가 책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호모 데우스’라는 검은색 바탕의 빨간색 큰 활자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호모 데우스’적인 욕망을 가장 높이,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듯싶다. 이 책 프롤로그 부..
내용, 문장의 전개가 깔끔하다. ‘늘 같은 상태’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적확한 단어를 사용하려는 인물들 덕분에 그렇게 느껴진다. 이런 것들이 이야기를 더 낯설게 한다. 미래 어느 시기에, 인류는 ‘경험’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제거한 ‘늘 같은 상태’를 만든다. 신생아 수도, 직업도, 마을도, 자연 상태도 변수가 있어선 안 되며, 몇 번의 실수를 더 하거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즉각 ‘임무 해제’를 통해 제거한다. 그래도 혹시나 있을 변수를 대비해 ‘기억 보유자’를 둔다. 그가 임무를 해제할 즈음에 새로운 기억 보유자를 뽑아 기억을 전달하도록 한다.새로운 기억 보유자인 ‘조너스’는 기억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사랑, 행복, 외로움과 같은 것들을 경험하고, 선택할 수 없..
미래 사회에 대한 불편한 전망과 극복 ‘판타지 소설’로 분류될 이 소설은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반도라는 이야기의 배경도 그렇지만, 20대 실업문제와 저출산 문제, 극심한 빈부차, U-러닝 등 간접 체험과 지식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 이 과정에서 싱커들의 광장 모임은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와 2년 전의 촛불시위를 떠올리게 하며, 신아마존의 파괴도 4대강 사업과 연결된다. 신아마존과 시안을 파괴하는 ‘곰쥐’를 MB로 대치하면 너무나 불경한 것일까. 그래서 ‘싱커’에 그려진 미래 사회의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에 모두 적용된다. 미래 사회는 통제 사회이다. 지하 세계라는 공간은 시간까지도 통제하는 공간이다. 또 유전 공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