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로도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교복을 입은 세 명의 여학생, 그 중에 두 명은 비밀노트를 공유하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노트를 공유하고 있는 친구 사이의 “너, 나 미워한 적 있어?” 비밀노트로 속마음을 나누는 친구지만, 더 깊은 마음속에서는 친구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구 사이의 부러움과 질투가 오해를 만들고 갈등으로 표출된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 마음과 같을 수 있으며, 또 내 마음조차도 수시로 흔들리는데 어떻게 미움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미움의 마음은, 서로의 거리를 세세하게 조율하는 에너지다. 중1~2학년 여학생들의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17) 탈춤 설명에 ‘극..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조금 더 무겁고 심각하다.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이지만, 등장인물의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가해자가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는 점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생각해 볼만한 점들이 많다. 자아의식이 강하고 적극적인 학생이었지만 전학을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소외와 따돌림, 어느 학교에나 존재하는 구석진 아이들의 소외와 배타성, 이른 바 잘나가는 학생들의 폭력적인 이기심, 교사들의 무관심과 가정문제까지. 아이들에게는 흥미있는 읽을 거리를 통한 사이버 폭력과 따돌림에 대한 성찰을,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차라리 한 편의 서정시다. 주인공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마치 자신이 쓴 시처럼 아름답게 이 소설의 한 장 한 장을 채워 나간다. 꿈꾸는 소녀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느낌만큼이나 알싸한 슬픔과 감동을 잔잔하게 전해 준다. 가난한 아빠와 자애로운 엄마, 그리고 믿음직한 구아리오 오빠, 첫사랑 엔젤, 이야기와 춤을 좋아하는 소수와 마을 사람들 속에서 '안나 로사'는 그리그리나무 위로 보이는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초록빛 바다와 시를 사랑하는 열세 살 소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재개발의 횡포 앞에 사랑하는 오빠를 잃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는 안나 로사에게 가슴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작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몰래 글을 쓰며, 자신의 마음을 풀어가는 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