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째비골, 천곡황금박쥐동굴, 하이원추추파크(동해, 삼척여행4)
- 행복한 글쓰기/일상에서
- 2025. 1. 22.
여행 둘째 날, 두 아들의 물놀이가 일찍 끝나 점심을 먹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천곡황금박쥐동굴'에 갔다.
여행 셋째 날, 쏠비치 삼척에서 40여 분 이동한 끝에 '하이원추추파크'를 찾았다.
삼일 간의 여행을 동선을 따라 재구성하면서 '기타 등등'의 의미로 묶었다. 그런데 세 곳 모두 초등학생 아이와 가기 좋은 곳이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곳으로 먼저 묵호항 근처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를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자연스럽게 입구 건너편 바다에 설치된 ‘도째비골 해랑 전망대’를 찾았다. 바다를 향해 뻗어 바다 위에서 맑은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안내문을 읽으니 전망대 역시 '도깨비방망이' 모양으로 디자인했으며, 입구의 파란색 네모 프레임은 도깨비 영역으로 들어가는 진입 터널이라고 한다. 그럴듯하다. 전망대가 그렇듯 바닥이 유리로 돼 있어 맑은 바다가 훤히 보였다.
해랑전망대 바로 건너편에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라고 한다. 구개음화의 '부정회귀' 현상으로 보인다^^ 입구에서 바라보니 옛날 같으면 바닷가 깊은 산골 외진 곳이라 도깨비가 충분히 나타날 것 같은 공간이었다. '골짜기'란 이름처럼 오르막길 경사가 심했지만 비탈면의 얼굴바위, 조깨비 조형물에서 사진 찍다 보니 입구 키오스크까지 금방 올랐다. 도째비골 골짜기 곳곳에는 도깨비 형상이 있어 사진 찍기 좋았다.
키오스크에서 표를 구입해 승강기를 타고 올라갔다. 둘째는 바로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탔다. 둘째가 올라 오길 기다렸다 스카이 워크(하늘 전망대)를 걸었다. 역시 바닥이 유리였다. 해랑 전망대가 잘 보였다. 위에서 보니 '해랑 전망대'가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이 이해가 되었다. 또한 입구의 '도째비골 비탈면 얼굴바위'의 콧날도 잘 보였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궁금했다.
다시 돌아 묵호등대 전망대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 매표소에서 키오스크에서 받은 영수증을 제시하고 '동해사랑상품권'을 받았다. 묵호등대에서 바라보니 이곳엔 부산 감천문화마을처럼 산비탈에 촘촘이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이곳이 '논골담길'이라 하여 마을을 벽화 등으로 특색 있게 단장한 곳인가 보다. 다녀오고 싶었으나 아이들의 눈빛이....
그래서 '동해사랑상품권'도 쓸 겸 골짜기 사이의 '깨비네컷&카페'에서 도깨비 아이스크림과 도깨비 방망이 빵을 먹었다. 꼬깔콘을 도깨비 뿔로, 맛동산을 도깨비방망이로 활용했다. 아이디어가 대단했다. 아이스크림 맛도 독특했는데 사장님이 인절미를 활용했다고 한다. 웬 인절미인가 싶었는데 스카이밸리에서 나와 수산시장 근처를 지나니 인절미 가게가 바로 보였다. 이유가 있나 보다.
천곡황금박쥐동굴
동해나 삼척에는 석회암 동굴이 발달해 한 곳 둘러보고 싶었는데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도심에 있어 부담 없이 가볼 수 있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고생대 캄브리아기 즈음에 지층이 생성되었다고(4~5억년 경), 동굴은 7~12만년 전에 생성되었다고 한다. 1991년 신시가지 기반 조성 공사 중에 발견되었는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개발했다고 한다. 일종의 타임머신인 셈이다. 또한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생물인 황금박쥐 20여 자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동면 기라 볼 수 없고 동굴 입구에서 박쥐 화면과 소리가 들린다.
입장료는 5천 원인데 2천 원은 동해사랑상품권으로 돌려 받았다. 특이한 암석에 적당한 이름을 붙였고, 석회 암석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돼 있어 5천 원 이상의 놀라움과 호기심을 주었다.
차분히 둘러보고 나서 동굴 입구에서 매표소로 오는 길의 ‘GG플레이관’에 들어갔다. 미디어를 활용해 동굴을 체험하는 곳인가 본데 우리가 갔을 때는 기기 고장으로 VR은 체험할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정작 궁금한 것은 왜 'GG'란 이름을 붙였을까였다. 직원에게 물어보았으나 모두 잘 모르겠다고 한다. 우리는 'Go Golden bat' 또는 황금박쥐의 영어 표기인 'Giant golden-crowned flying fox'에서 GG를 따왔을까 추측했다.
천곡동굴 뒤편으로 석회동굴로 물을 공급했을 '돌리네'를 비롯한 산책로가 있지만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40년 전통의 막국숫집이 있어 음식을 맛있게 먹고 동해사랑상품권을 냈는데 시장에서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받지 않았다. 계산하고 나와서 문을 닫는데 동해사랑상품권 가맹점이라고 서 있었다. 다시 들어갈까 하다 기분만 상할 것 같아 다시 나왔다. 다행히 다음 날 동해해양경찰서 근처의 식당에서 감자옹심이를 맛있게 먹고 활용할 수 있었다.
하이원추추파크
동해, 삼척여행 마지막 일정은 삼척 도계의 하이원추추파크로 정했다. 역시 기차를 좋아하는 둘째에게 ‘스위치백 트레인’을 경험하게 하고 싶어서.
쏠비치 삼척에서 하이원추추파크까지는 약 40km. 40분이 걸린다. 대체로 4차선이지만 아직 확장공사를 진행하는 구간도 있고, 하이원 근처에느는 해발고도를 표시해 줄 정도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알프스' 강원도를 느끼게 해 준다.
고등학교 때 한국지리 시간에 석탄 등의 주산지인 태백 인근에는 석탄을 나를 때 경사가 너무 높아 지그재그 방식(스위치백)으로 운영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내가 궁금해서 이곳을 선택했는지도.
스위치백 트레인은 증기 기관차 모양을 하고 있지만 디젤기관차다. 객차는 총 3량으로 구성되었고 관광객이 많았다.
기차는 '추추스테이션'에서 시작한다.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기관사님이 객차를 돌아다니며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으로 운영하는 기차라고 이런 역사도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다. 기관사님의 자부심도 느껴지고 맞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할 것인지 잠깐 생각해 보았다.
기차는 평균 25km 정도로 달렸다. 심포리역을 지나 도로를 횡단할 때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차들이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재밌다. 터널을 지나는데 갑자기 객차의 불이 꺼지면서 ‘은하철도999’ 음악이 나왔다. 터널 벽을 우주로 꾸며 그런 느낌을 주었다. 기차는 2번 스위치백을 한다. 지금은 역사(驛舍)도 없어진 ‘흥전역’ 근처에서 한 번, 그리고 ‘나한정역’에서 또 한 번. 재미있는 것은 기관사님이 직접 이동해 지그재그로 운행했다. 당시에도 그랬을까.
기차는 흥전리 마을회관 앞 ‘흥전삭도마을역’이라는 곳에서 30여 분 정차한다. 기차를 처음 운행할 때에는 여기서 도계역까지 운행했는데 실제 운행하는 철도 구간과 겹쳐 여러 이유로 여기가 종점이 되었다고 한다.
휴게소의 역할을 하는 공간답게 음료나 분식, 트릭아트, 갱도 열차 등이 전시돼 있었다. 기찻길 건너편 언덕으로 ‘석공아파트’, 모양이 똑같은 단독주택이 길게 형성돼 있어 이곳이 과거 석탄산업이 활발했던 곳임을 알려준다.
돌아 오는 기차는 다소 한산했다. 여기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다른 여행지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편도로 기차를 경험하는 체험 상품이 있나 보다. 다시 한번 기관사님이 돌아다니며 스위치백의 원리를 설명하시며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서 천천히 달릴 때니 계곡 쪽을 꼭 보라고 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기찻길이 3중으로 보이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고도 차이가 상당했다.
이런 운행이 가능한 이유는 2012년부터 이 구간이 터널로 개통돼 더 이상 철도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데서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체험이지만 동해시청이나 삼척시청 쪽에서 여기까지 오기에 거리가 멀고 체험 시간도 2시간 정도 돼 시간 부담이 크다. 중간에 '강원종합박물관'이 있으니 같이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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