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실존적인 고민을, 자아를 찾아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그리스 여행에 담았다.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아버지와 나의 외화 속에, ‘나’가 만난 도르프의 조그만 빵 가게 루트비히가 들은 ‘제빵사 알베르트가 표류해서 만난 유리세공업자의 아들 프로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화로 구성돼 있다. 내화와 외화는 ‘무지개빛 레모네이드, 어항 속의 금붕어, 카드와 조커’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며, 겹겹이 쌓여 잇는 내화 역시 실존적 고민을 52장+1장의 카드를 통해 상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를 읽으며, 새삼 4종, 각 13개씩 52장으로 된 카드가 인간의 삶의 주기로 해석된다는 점이 놀랍다. 프로데가 들려주는 카드놀이는 그 자체로 ‘카드 점’ 같기도 하고, 신분과 능력..
도서목록을 선정하는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것일까? 올해 읽기로 한 책들은 분량이 많지 않고, 읽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해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많다. 또 책 읽는 대상을 잘 고려해서 선정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읽었던 책은 ‘민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영화로 말하면 로드, 액션, 어드벤처, 멜로, 다큐멘터리, 대서사시의 성격이 합쳐져 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 아이들에게 읽히면 ‘오노’와 ‘F-15K’로 촉발된 반미감정을 잘 이용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근하기 힘든 물 속의 생활을 그들의 시각에서 보여줘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함께 어떻게 공존해야하는지 또 잘 드러내준다. 사전을 찾아가며 읽듯 책앞머리 민물고기의 모습을 여러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