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데이" 책따세의 2021년 겨울 추천 도서 목록을 보고 만났다. '앤젤린'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내일 날씨도 알며, 처음 본 악기도 잘 다루는 천재다. 그래서 사람달은 앤젤린을 다른 사람으로 구별지으며 관계를 만들어 가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빠도 언젠가(someday) 위대해 질 딸에 대한 부담으로 딸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13) 어찌 보면 아벨은 앤젤린을 두려워한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두려워했다. 멍청한 짓을 해서 딸을 망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나 같은 바보가 어떻게 천재를 키울 수 있겠어?" 아벨은 종종 그런 의문을 품었다. 사람들이 딸을 천재라는 별명으로 부르지만 않았어도 지금의 절반만큼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71) 아벨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딸에게..
대학 때 홍세화 선생님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읽으며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용인(똘레랑스)과 사람이 먼저인 문화를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물론 프랑스 역시 제국주의의 수혜자였고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일 때가 많지만, 그들이 유지하는 문화와 교육 중에는 우리 사회에서 참고할 내용도 적지 않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에는 작가의 딸인 ‘칼리’를 중심으로 어린 아이들도 성숙한 존재로 동등하게 인정하며 생활하는 모습, 서열이 없어 오히려 학교가 제 구실을 하는 모습, 그리고 민주주의를 체화하는 곳으로서의 학교가 인상 깊게 그려진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유용하지도 않는 지식을 청소년기 내내 치열하게 암기하고 서열 경쟁으로 내몰..
청소년 소설지만 아이들에게 권하기 조심스러운 책이다.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해야할 내용이겠지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고, 의미를 정리하는 데도 고민되는 내용이 많은 까닭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을 떠올렸다. 은 세계를 두 부분, '카인의 세계'와 '아벨의 세계"로 보고, 아벨의 세계를 포함한, 카인의 세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큰 전환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책 역시, '낮의 세계'와 '밤의 세계' 또는 낮의 세계와 약탈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낮은 세계는 현실이며 권력과 이성과 이익이 지배하는 공간이며, 밤의 세계는 권력과 지배, 질서에 대한 도전의 세계이다. 그것이 약탈로 나타나며, 통념에서 자유로워 친구의 어머니를 마음에 두며, 교사와 학생이 사랑하는 세..
몇 년 전 라는 책이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우리 지역의 여중생이 목숨을 끊었는데. 그 아이가 읽던 책이 바로 라는 것. 당시 그 책을 권장도서 중 한 권으로 추천했던 국어 선생님에 대해 언론의 보도와 학부모의 입장은 강경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에게 ‘자살’에 대해, 그것도 제목도 선정적인 책을 추천했다며, 교사가 마치 자살을 부추긴 것처럼 보도했다. 사실 이 책의 주제나 소재 모두 ‘자살’은 아니다. 주요인물 재준의 죽음(오토바이 사고)을 두고 유미가 재준에 대해 추억하며 유미가 가족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제목만으로 판단한 언론은 마녀사냥 식으로 교사를 몰아갔다. 그 후 그 교사의 아픔은 어떻게 치유가 되었을지. 요즘 돌아가는 상황이나 정세에 비추어..
역설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가진 것이 많은 만큼 더 많이 채워야 만족할 수 있는..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온 우리들에게 이 책의 이야기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오래된 사막화로, 물이 거의 없어 나무 뿌리로 목마름을 달래야하는 사람들과 어느정도 물이 있지만 생활과 농사에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이 샘물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은 머리로는 선악이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누구의 편을 들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으로만 느껴진다. 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집단적인 이기심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서로 물러서야하는 공존. 하지만 희망은 현실 속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들을 수 있다. 아이에게는 현실의 문제를 대신하게 통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