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과로사한 사회복지사인 아내의 명예를 회복하려고 온 힘을 다한 남편, 가진 자 중심의 재개발에 저항하지만 큰 상처를 입는 사람들, 그 속에서 방치되거나 빗겨난 아이들,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버려졌으나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고양이들까지. 그러나 이야기는 서로 맞물려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는 이야기들이 다소 뻔해 보이는 플롯을 감동적인 것으로 이끌어 낸다. 1. 인간 소외를 낳는 재개발(120) “우리 대책위 사람들 거의 다 분노 조절 장애라고 했어. 외상 후 스트레스라고. 날마다 싸우고, 툭하면 연행되고, 모욕당하고. 그런데다 억울하게 교도소까지 들어갔으니...”✎ 이웃과 함께 따뜻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깊은 상실감으로 트라우마를 앓아가는 모습은,..
진짜 감정, 책의 힘, 이해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낄 수 없어 오히려 진짜 자기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고, 격한 감정 속에 자신을 내맡기는 ‘곤이’를 이해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감정’이 사회화를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진다는 느낌도 든다. 결국 ‘이해’와 ‘사랑’이 중요하다. 감정을 느끼지 못한 ‘윤재’도 할머니와 엄마의 사랑을 통해,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이 더 커진 ‘곤이’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특별한 개인이 많아져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를 유지해 가는 힘도 결국 이해와 사랑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 대해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2014년 3월에 다시 읽었다. 2010년에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추천하기 어렵겠다는 감상을 블로그에 적었다. 작가의 의도를 다르겠지만 결국 '왕따'라는 문제를 죽음으로 끝맺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추천하진 않았지만 아이들은 꾸준히 이 책을 읽고 독서수행평가 검사를 하러 왔다. 아이들에게 제목의 뜻을 묻거나, 실패 다섯 개가 누구한테 있었는지, 가장 문제가 되는 사람은 누구인지, 인상 깊은 장면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아이들의 반응을 들으면서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으나 자신의 삶으로 끌어와 공감하며 읽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이 영화로 개봉되고 점유율도 높게 나오면서 어떤 식으로든 거론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다시 읽게 되었다. 먼저 2010년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그 사이..
표지 그림과 같이 제목 은 '달을 촬영한다'는 의미이다. 이야기의 배경인 베트남 전쟁과 달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 직업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의 기지를 전전하던 티제이와 제이미에게 군대는 가장 명예로운 곳이며, 전쟁은 명예를 드높이며 헌실할 수 있는 실감나는 기회이다. 그런 전쟁에 오빠 티제이가 참전하게 되고, 제이미는 오빠에게서 전쟁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해져 오기를 기다린다. 그런 티제이에게 오빠는 편지보다는 필름을, 그리고 전투 장면보다는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부상당한 군인을 보여준다. 그리고 분화구 속까지 보이는 달을 찍은 사진과 함께. 제이미는 오빠가 보낸 사진들을 현상하고 인화하고 그렇게 사진 한장 한장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전쟁의 본질을 알게 된다. 전쟁은 명예롭지도, 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