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블라인드”라는 제목과 표지에서 이 글의 문제의식이 짐작된다. 파란 하늘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 안에서 홀로 외롭게 앉아 있는 뒤표지의 여학생이, 민들레꽃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일어나 블라인드를 잘라내는, 7개의 이야기들이 홀씨가 되어 비슷한 문제 상황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의도가 읽힌다. 한편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는 렌즈의 역할을 의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루밍’은 청소년들의 원조 교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쉽게 벌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원조 교제를 활용하기도 하고, 가출한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의 진정성을 믿으며 원조 교제가 시작된다. 소비로 풀 수밖에 없는 가정의 문제, 태어난 게 죄라며 폭력을 휘두르는..
책 표지를 보고 ‘스키 점프’를 소재로 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야기에서 말하는 ‘시속 370km’는 매가 사냥을 할 때 하강 속도라고 한다. 주인공 동준이는 스트레스를 오토바이 질주로 풀어간다. 비록 동네 중국집 ‘만리장성’의 배달용 오토바이로만 속도를 느끼고 있지만 언젠간 ‘로드스타’ 같은 제대로된 바이크를 타고 속도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아이다. 그렇게 돈이 필요한데, 아버지는 매잡이에 빠져 가족은 물론 집안 형편을 돌아보지 않는다. 결국 어머니와 별거까지 하게 되며, 매 순간 자신이 아버지가 키우는 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며 서운해한다. 그러나 동준의 목소리에는 비관과 서운함이 가득하지는 않다. 매에 빠져 있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의 자리를 매가 앗아간 것 같아 불만이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