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모임 계간지 중 '소설교육' 관련해서 두 번이나 추천을 받은 책이기에 기대가 컸다. 막상 받아보니 얇고, 동화책에 가까운 책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막상 읽어보니 글보다는 그림이, 이야기보다는 생각이 더 많거나 많아지는 책이었다. 왜 제목이 '긴긴밤'인지는 노든이 코끼리 고아원에서 시작한 선택에서부터 그 이유를 따라가야 한다. 비록 같은 종은 아니지만 가족같고 따뜻하고 안전한 코끼리 고아원을 떠나는 선택,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잔인하게 잃고 인간에게 복수심을 품고 살아가다 앙가부를 만나 어렵게 속내를 드러내는 선택, 화마에 휩싸인 동물원을 탈출해 한쪽 눈이 먼 치쿠와 동행하는 선택... 그리고 알에서 깨어난 어린 펭귄과 함께 바다로 가는 여정과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몸이 되었을 때 어린 펭귄을 ..
올해 5월 성취기준과 5·18 수업을 연계하여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으로 “저수지의 아이들”을 선택했다. 아내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5·18의 진실을 다루면서 5·18과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소설로 잘 표현했으며, 주인공 선욱이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다는 점에서 성장소설로도 좋은 작품이었다. 중1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었고. 수업은 책을 각자 정리하고 질문하며 읽은 뒤, 모둠 별로 공통 질문(가장 인상 깊은 장면과 책에 나타난 혐오표현과 이유)과 모둠 자율 질문을 정해 책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대화 내용은 패들렛에 그대로 공유했으며 서로 댓글을 달며 학급 전체가 소통하도록 했다. 수업 마무리는 ‘서평 쓰기’로 ..
가끔 계절이 바뀔 때에야 큰 숙제를 하듯 묵은 옷을 정리하고 나서야 찾게 되는 의류수거함을 이야기수거함으로 풀어난 작가의 상상력과 입담이 놀랍다. 읽다보면 “오즈의 의류수거함”은 “오즈의 마법사”를 오마주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낯설지 않는 소재이나 다양한 사연을 담은 구조에 금방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 모험담 같은. 사실 얼마 전에야, 의류수거함의 물건을 손대는 게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동네에 있는 의류수거함이 공적단체가 아닌, 개인이 설치한 것이기에 물건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번, 밤늦게 의류수거함의 옷을 빼내 마녀의 하우스에 넘기는 도로시의 행동이 긴장되었다. 깊은 밤에 도로시가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도 평범치 않아 긴장이 되었다. 195번 의류수거함에서 삶을 정리하..
미래 사회에 대한 불편한 전망과 극복 ‘판타지 소설’로 분류될 이 소설은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반도라는 이야기의 배경도 그렇지만, 20대 실업문제와 저출산 문제, 극심한 빈부차, U-러닝 등 간접 체험과 지식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 이 과정에서 싱커들의 광장 모임은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와 2년 전의 촛불시위를 떠올리게 하며, 신아마존의 파괴도 4대강 사업과 연결된다. 신아마존과 시안을 파괴하는 ‘곰쥐’를 MB로 대치하면 너무나 불경한 것일까. 그래서 ‘싱커’에 그려진 미래 사회의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에 모두 적용된다. 미래 사회는 통제 사회이다. 지하 세계라는 공간은 시간까지도 통제하는 공간이다. 또 유전 공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