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경기도 화성의 플라스틱 주물 공장에 취직했던 친구가 계속 떠올랐다. 가장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어 어린 나이에 또래와 달리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지금은 중간 관리자의 위치까지 올라간 친구의 대견함 속에는 책에서 드러난 것 이상의 외로움과 위험함, 고달픔이 새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널찍한 공간에서 거대한 쇳덩어리를 조작하며 밀린 물량을 맞추느라 상존하는 위험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둡지는 않다. 학교란 울타리에서 잉여 인간으로 취급되었던 아이들이 사회에서 필요한 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독립’과 ‘관계’속에서 ‘성장’하는 젊고 건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 현장의 거친 말투와 육체..
학교 선생님이 쓰신 글이라 현장성이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계발활동에 대한 이야기, 야동, 자위행위, 수행평가, 프라모델 조립 등 교사의 눈으로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이라 더욱 생생하고 쉽게 빨려들었다. 개인적으로 중심축을 이룬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가족의 이야기’보다 ‘만두빚어 반’(계발활동 마인드비전반)의 활동이 더 눈에 들어오고 신선했다. 1년 간 자기 삶에 대해 들여다보는 연습을 했기 때문에 승운이를 형으로, 가족으로 품어 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제 아이들이 썼던 작품들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36쪽에 나오는 ‘만두빚어 반’의 시작을 여는 ‘주문(?)’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매일 들려주고 생각해 보게 하고 싶다. 이외에도 시골 아이들의 소소한 생활살이, 생각들, 점점 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