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공작나방’과 연관된 글을 찾다 만나게 된 “성,스러운 그녀” 청소년들의 성과 사랑을 다양하게, 그렇지만 중1 아이들에게 추천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이야기들이 모였다. 이야기의 상황이나 고민 수준이 중학교 고학년에게 맞겠다 싶으면서도,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의 차이가 크고, 이야기를 안내하는 ‘읽기 전에’와 이야기 다음에 자신을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는 활동지까지 결합돼 있어 아이들 혼자서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성과 사랑을 다룬 청소년 문학이 적지 않지만, 이렇게 다양한 문제 상황을 제시된 책도 드물다. 출판사의 아이디어가 놀랍다. 1. 그래, 그날 밤. 영화 “오, 수정”처럼 같은 사건을 기억하는 남녀의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첫 키스한 날 바람의 흔들림마저 또..
무능하고 폭력적인 아버지와, 한이 많은 할머니, 욕쟁이 언니, 기저귀 차는 오빠, 뇌경색 삼촌. 그리고 이들과 행인처럼 엮여 사는 주인공 권여울. 이들은 가족이라기보다는 남보다 못한 악연인 듯 서로의 상처를 헤집고 생채기 내기에 바쁘다. 류은이와 참새처럼 ‘관리 받는 년들’ 틈에 끼어, 금새 깨어날 마법이 두렵지만, 피오나 공주 코스프레로 자신의 삶을 위안하며 세상을 헤쳐 나간다. ‘저주 받은 가족’을 벗어나고 싶지만, 결국 파탄에 이른 가정을 지키며 재결합을 꿈꾸게 되는 권여울. 작가는 매우 건강하고 씩씩한 캐릭터를 창조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상황 도서를 읽으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지만, 여울이 캐릭터만큼 신선하고 건강한 여주인공은 드물 것 같다. 여울이의 눈을 통해 희화적으로 묘사되는 가족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