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을 때가 세월호 추모 기간이었다. 이야기 속 참사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버스가 침수되고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작가가 충북 출신인 점을 고려하며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학교를 배경으로 한 추모제 준비단 활동, 하수구 너머 왝왝이가 살고 있는 모습은 세월호 참사를 담은 이미지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참사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생각해 보게 한다. 먼저 생존자에 대한 태도. 이 소설의 1인칭 서술자 ‘연서’는 참사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참사 생존자인 연서에 대해, 자기들의 기준에서 배려(이해) 여부를 판단하며 불편하게 한다. 희생자의 가족 중에는 그래도 살아남지 않았냐며 잘 살아야 한다고 부담을 주기도 한다.참사 희생자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누나 덕분에 당분간 대명리조트를 중심으로 여행을 다니게 될 것 같다. 이번 어린이날, 어버이날 연휴를 '진도 쏠비치'에서 보냈던 것은 그 시작이었다. 가족여행을 수학여행처럼 진행하지 않기 위해 여유 있게 일정을 짰지만 3일 내내 비가 내려 결국은 틈새를 활용한 분주한 여행이 돼 버렸다. 그래도 이 시기에 이처럼 반가운 비가 어디 있으랴. 오히려 잠시 비가 그친 동안 살짝이 만난 진도의 마을과 도로, 유적지 덕분에 다시 차분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 마음으로 진도의 1%도 접근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행기를 남긴다. 나중에 다시 내용을 채울 것을 다짐하며. 0. 강진 석천 한정식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대가족 집안의 셋째로 태어나셔서 나는 막내 친삼촌, 외삼촌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 심지어 어머니의 ..
지난 4월, 사계절 출판사에서 “지구 행성에서 너와 내가”란 책을 보내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얼른 읽고 소감을 남기는 것이 책 선물을 받은 사람으로서의 보답인데, 두 달 동안, 사무실 선생님들과 “민주주의와 교육”을 읽으면서 여유를 만들지 못했다. 홀가분한 마음에 뒤늦게 책을 들었다가 “민주주의와 교육”만큼 많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생각을 더하는 시간이 되었다. 게으름을 탓했다. 책 선물을 받았을 때 바로 읽고 나누었어야 했는데... 무엇보다 세월호를 추념하며 더 많은 기억을 나눌 수도 있었는데... 책의 발행일이 4.16인 것도 의미 깊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새봄이. 그런데 새봄의 슬픔은 어머니의 장례식 즈음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도 연결돼 더 큰 절망에 빠진다. 손쓸 수도 없고, 왜 ..
세월호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보도에는 구하지 못한 게 아니라 구하지 않은 것이라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애써 다시 복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동료들과 읽게된 "거짓말이다". 취재를 바탕으로 쓰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캐릭터가 실존 인물과 바로 연결된다. 그래서 소설이지만 박진감 있게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은 민간 잠수사가 주인공이다. 애초에 자발적으로 맹골수역에 몰려든 잠수사들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왔던 것처럼, 소설은 참사 당일부터 골든타임이라고 알려진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그런데 국가는 참사 이후부터 쭉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부정확한 사실로 유가족들에게 2차 피해를 당하도록 도발하고, 이를 통해 국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