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나’는 학기 초 게임하며 친해진 친구 ‘서찬희’가 태권도 유망주 ‘안승범’이 주도한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친구의 자살을 막지 못한 자책으로 달리는 트럭에 뛰어들고 크게 다친 ‘나’. 병원에서 친해진 태권도장 관장에게 권투를 배워 복수하려고 한다. 줄거리에서 짐작하듯, 이야기는 학교폭력의 방관자 입장에서 그려진다. 이야기에는 큰 반전이 있다. 그만큼 학교폭력에서 방관자 역시 큰 상처를 입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성장 소설이 그렇듯, 이 책에 등장하는 교사의 모습도 학교폭력을 방조하거나 학교폭력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모르는 무능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우리 주변의 여러 학교가 따뜻하고 편안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2009년 아침독서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거기에 작가가 '이경화' 님이라는 말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보았는데, 사실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작가의 "나의 그녀"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의 심리를 무척이나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는데 그 만큼의 새로움과 감동이 적다고 할까? 하지만 이경화 님이 그려낸 집단따돌림에 대한 우리 학교의 자화상은 자못 심각하다. 책제목 "지독한 장난"은 바로 집단따돌림을 의미한다. 이렇게 집단 따돌림을 둘러싼 세 명의 남학생 준서, 성원, 강민이의 마음을 프로레슬링에 대입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의 심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간다. 그 주변 인물인 혜진이와 은영이, 반장 지희, 이름뿐인 카리스마 담임선생님, 그리고 이름 없는 ..
처음에는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음울한 색채와, 표지에 그려진 캐리커처는 읽기 전부터 약간의 거부감을 주었다. 이 책을 읽는 초반에도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이름 때문에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소설은 한 중년의 남자 ‘피터르 핑크’-나름대로 성공한 변호사-가 내키지 않는 동창회에 참여하게 되면서(아내의 권유로) 시작한다. 이사를 간 이후 동창들과 연락을 아예 끊고 살았던 피터르는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 떠오르는 추억이 거의 없다. 다만 덩치가 큰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늘 괴롭힘을 받던 '시히'라는 아이에 대한 기억이 악몽처럼 떠오를 뿐이다. 이야기는 서술자인 피터르 핑크가 동창회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