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재작년(2017) 9월 일이다. 모임 이사회 참석으로 서울 올라가는 길에, 2학년 부장샘으로부터 대학로 소극장에서 식당까지 (수학여행) 동선을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용산역에서 내려 대학로로 가는 151번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앞자리에 소녀상이 앉아 있어 깜짝 놀랐다. 일단 뒷자리로 가 버스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의자 뒷면에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설명과 151번 버스에 소녀상을 세운 의미가 소개돼 있었다. 소녀상 가까이에서 내용도 좀더 꼼꼼히 읽고 사진도 찍으며 '기억의 힘'과 공동체의 노력을 떠올렸다. 그리고 연말 청소년 독서활동집을 만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청소년 소설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푸른 늑대의 파수꾼",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반도의 약소국민으로 지켜보는 역사는 매번 아픔으로 채워진다. 게다가 이런 역사적 사실들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와 미래를 발목 잡고 있는 역사란, 어떤 방식으로 그려도 처절하다. 그런 이유로 역사적 내러티브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특히 일제를 배경으로 그려진 대하소설들은 역사적 상황 속에 갇혀 우울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에네껜 아이들" 역시 일제강점기, 멕시코로 이주한 우리 민족의 아품을 담고 있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나마 '아이들'이란 표지가 처절한 절망으로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정도. 이 책은 1905년 1033명의 조선인이 영국인 업자와 일본인 업자에게 속아 '지상천국'이라던 멕시코에서 혹사당했던 멕시코 이주민들의 이야기이다. 나라를 빼앗긴 민족에게 '지상천국'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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