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산책하러 가는 담양읍의 추성경기장에 얼마 전 음악홀이 생겼다. 이곳 전광판에는 담양에 대해 소개하는데 여기에서 'LP음악충전소'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한 번은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담양공공도서관에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 들렀다. 담양터미널 옆 중앙로를 지나 담양읍사무소 입구에 있었다. 올 초 둘째 영어캠프에 데려다주느라 이곳을 매일 지나쳤는데 왜 몰랐을까. 하긴 삶의 반경에서 이렇게 지나치는 곳이 한두 곳일까. 1층은 '담빛 미디어홀'로 음료를 주문하는 곳이다. 대형 스크린과 소파가 여럿 배치돼 있다. 대형스크린을 활용해 프러포즈 등 작은 이벤트를 할 수 있다고 한다.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LP 음악충천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계단으로 따라 2..
여러 가지 인연으로 동료 교사들과 담양에 들어와서 생활한 지 이제 스무 해 가까이 되었다. 그리고 모두들 지금도 갈밭에서 마을 분들과 얽혀 터전을 잘 잡아가고 있다. 우리 가족만 그 사이 여러 복잡한 사정으로 소재지로 나왔을 뿐. 그래도 계모임이 있어 시간 나는 대로 모이고 함께 여행도 다닌다. 매번 챙겨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데 지난 7월 하순이 시작될 즈음 우리 계모임의 회장 선생님(스무 해 가까이 함께 살고 있으니 선생님이 아닌 '형님'으로 불러야 하는데 나는 그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이 시원스러운 계곡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며 번개 모임을 제안했다. 선약이 있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시원스러운 사진이 인상적이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8월의 첫날, 둘째아이를 창평도시재생센터에서 진행..
최근 몇 년 새해를 갈전 이웃들과 '백아산'에서 맞이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물기를 머금은 멍석에 미끄러지기도 하며 가파른 길을 한 시간 정도 오르다 보면, 깊숙한 계속 사이를 연결해 주는 '구름다리'와 넓은 마당바위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해가 뜬 이후에도 백아산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시원하고 환했다. 또 백아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길게 느껴져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았다. 그런데 올해는 해맞이로 산을 오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과 뒷산 '만덕산'을 오르기로 했다.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큰 아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막내, 학교를 새로 옮기는 아내, 무엇보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는 '시작점'을 찍고 싶어서. 문재고개 등산로 입구에서 6시 50분 정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