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이 책은 상처에 대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상처가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에 꼭 있었으면 하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작가의 언어는 폭력적인 세상을 비웃고 조롱하지만, 사람에 대한 희망을 여기저기에 심어 놓았다. 안나 아줌마의 넉넉한 품 속에, 무지개처럼 빛나는 유정의 말더듬이 속에, 야모스 아저씨의 눈 속에, ‘나’의 질문을 기다리는 하산 아저씨의 눈썹에 말이다. 그 외에도 맹랑한 녀석, 주기도문을 잊어버린 전도사, 사랑을 찾은 쌀집 둘째딸, 조용한 존재감 이맘 아저씨, 주정뱅이 열쇠장이, 노란 줄 고양이 등이 작품을 읽는 내내 딱하지만 반가운 이웃이 되어 주었다. 아이들이 읽기에 작가의 언어가 위악(?)적..
‘다문화 가정’, ‘장애에 대한 편견’, ‘외국이 노동자 문제’,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가족에 대한 성찰’, ‘이웃 공동체’, ‘꿈’ 등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들을 버무려 맛있는 밥상을 차려 놓은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바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군이다.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생생하고 아름답다. 먼저 주인공 완득이. 아버지는 난쟁이 춤꾼이며 피가 섞이지 않은 삼촌은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지체장애를 지니고 있고, 어머니는 베트남 여자이며 완득이를 낳고 떠나버렸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정의 반항적인 고1. 그러나 완득이는 세상에 담을 쌓고 지내지만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한다. 사이비 같은 교회에서 담임을 저주하며 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