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휴먼스 랜스’란 제목과 ‘잠수교’를 떠올리게 하는 표지 그림에서 우리나라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임을 예상하게 한다. 머지않은 미래, 적어도 대한민국을 ‘노 휴먼스 랜드’로 만들만한 사건은 북한의 위협이 아닌 ‘기후 위기’다. 아마 가까운 미래, 그래서 기성세대도 생존해 있을 미래에, 우리 후손들은 기후 위기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인식과 실천에 대해 맹비난을 할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말의 ‘바보’의 어원을 ‘밥보’에서 찾기도 한다. 자기 생각만 한다는 점에서 그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겠다. 이 소설은 ‘용산 공원’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소설에서 용산 공원은 미군 부대가 철수한 뒤 토양 오염이 심해 계획보다 더 늦게 개방되는 것으로 나온다. 한 번 망가진 환경을 복구하기가 ..
다양한 식물과 실험 도구들, 그 사이 자그마한 온실이 뚜렷하게 강조되는 표지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표지를 보니, 더스트 시대 ‘프림 빌리지’의 레이첼의 온실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뿌연 미세먼지와 같은 더스트 속에서 울창한 숲을 가꾸고 지켰던 ‘프림 빌리지’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지에 잘 담았다. 책 제목 “지구 끝의 온실”도 인상적이다. 보통 시작과 끝은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지구 끝’이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감추어진 이야기를 제목에도 잘 담았다. 기후 위기를 과학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가 증식 나노봇을 개발했으나 오히려 그것이 지구 생명체를 멸절시키는 쪽으로 폭발한다. 더스트를 피해 사람들은 크고 작은 ‘돔 시티’를 만들지만 한정된 자원 안에..
책을 다 읽고 생각을 정리할 때 즈음 유엔 산하 기후 협의체(IPCC)에서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넘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으로 보는 1.5도 상승 시점이 예상했던 2040년보다 10년 더 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극한 폭염과 집중호우 및 가뭄의 비율도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관련 뉴스: 10년 빨라진 기후재앙의 ‘마지노선’(KBS 2021.8.9.)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기상 이변에 대한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중국의 홍수, 미국, 터키, 그리스의 대형 산불이 심각하게 보도되고 있었는데, 기상 이변은 이제 연례행사가 돼 가고 있었다. 그다지 신경쓴 것 같지 않은 표지에는 저자 이름과 책 제목이 크게 씌어 있다. 다만 글자 색이 가로 ..
모임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났다. 아니 어려운 숙제를 만났다. 청소년 소설 읽기 모임에서 시작한 우리 모임은, 회원들이 고등학교 근무를 시작하면서 주로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 독서에서 고전문학, 현대 소설로 갔다가 올해부터는 청소년 소설과 함께 주제별로 책을 읽고 나누기로 했다. 때가 때인 만큼 기후 위기를 중심으로. 그렇게 처음 만난 책이 “두 번째 지구는 없다”이다. 하얀색 바탕에 파란색 지구 테두리와, 상반된 제목이 눈에 띤다. 칼 세이건의 '창백한 지구'를 보는 듯한. 이렇게 살다간 책 재킷을 벗기면 만나게 되는 앞표지처럼 창백한 지구는 없게 된다는 경고처럼 들리기도 했다. JTBC의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으로 익숙해진 저자 ‘타일러 라쉬’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지구의 위험을 경고한다. 이미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