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너에게

1. 십대들의 사랑, 미래에 대하여

십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면서, 가장 두려워하며, 어른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 이 소설 속에 펼쳐진다. 성에 관한 관심과 원치 않는 임신 그리고 출산, 장래에 대한 고민 등.
주인공의 내밀한 심리묘사를 위하여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아이인 ‘이름 없는 너(nobody)’에게 편지 형식으로 사건을 시간 순으로 진행(처음엔 회상 형식)시킨다. 그리고 헬렌이 보낸 편지 사이사이에 크리스의 생각과 행동들이 같은 시간대별로 펼쳐진다. 복잡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형식이라 하겠다.

이런 불편한 상황설정이 과연 십대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는 이런 일은 결코 생기지 않아, 헬렌처럼 행동하지 않겠어, 크리스의 행동이 이기적이야, 또는 크리스를 이해해라는’ 등, 아마 이보다 더 다양한 반응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선택과 실수는 너희들의 몫이니, 결과도 너희들이 책임져야 해’라고 유도하는 결말은 답답한 마음만 더할 뿐이다.
특히 헬렌(이름처럼 매우 고전적이고 보수적인)의 선택(①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②크리스와 헤어지기로 결심하며, ③장래의 꿈은 조금 미룬)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지만, 외국의 상황, 헬렌의 독특한 성격(고집스럽고 똑똑하며 주체성이 강한)이라는 요소들이 강하게 작용했기에 나 의 상황, 우리의 상황으로 가져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① 십대들의 사랑은 어떤 모습(플라스틱러브?^^)이고 어디까지 존중해 주어야 하며, 책임의 한계는 어디인가?
② 십대들의 사랑과 꿈은 대립적인 관계인가? (우리 반 학부모 중에서도 학생이 무슨 연애냐며, 아이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가 있다.)
③ 실제로 이런 경우의 학생(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들은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2. 임신과 출산에 대하여
임신과 출산은 현실이다. 특히 출산 이후엔 이전과 다른 엄청난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또한 이 책에서도 드러나지만, 임신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엔 아무리 상대방이 노력을 기울여도 임신의 고통은 온전히 여성의 몫이다. 헬렌은 의도적으로 크리스의 접근을 막지만 굳이 막지 않았더라도 헬렌이 느끼는 고독과 고민은 절대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생리학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사실 이렇게 단순하게 매듭짓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을 또한 인정한다.

여기서

① 임신과 출산을 오로지 자신만의 것으로 가져가는 헬렌의 태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크리스와 다른 형태의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함)
② 헬렌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크리스의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태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정말 답답하고, 바보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함)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름 없는 너에게
국내도서
저자 : 벌리 도허티(Berlie Doherty) / 장영희역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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