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가족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집에서 타던 자전거를 여수 EXPO항을 거쳐 제주항까지 운항하는 배를 이용해 옮겨, 우도 일주를 포함하여 표선해수욕장에서 용두암까지 여유 있게 달렸다. 제주 자전거길은 이름처럼 '환상'적이었다. 그 영향으로 그해 여름 산하와 낙동강 종주를 마쳤다. 무려 400km를. 그리고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선유도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다. 그리고 올해, 지난 추석 연휴를 맞아 용두암에서 협재를 목표로 가족들과 자전거 여행을 했다. 하지만 오전에 '거문오름' 트래킹을 해서인지, 초4 둘째에게는 무리한 일정이었다. 애월 곽지해수욕장을 지날 때 즈음 힘들다고 했다. 쉬러 온 여행에서 '극기'를 외칠 수는 없어 자전거를 반납하고 돌..
안으로만 꽁꽁 닫혀 있었던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 이토록 낯설면서, 새로운 만남이 있었다. 500년 역사 속 13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멜을 비롯한 네덜란드인들에게는 엄청난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만남이 새로운 조선의 역사를 쓸 수 있는 신선한 충격파가 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조용히 묻혀 버렸다. 강진 병영성 근처 동성리 은행나무만 기억하고 있을 뿐. 는 생각보다 얇았다. 조선에 13년이나 지내면서 많은 것을 체험하고, 생각하고, 기록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얇은 만큼, 그 기간의 조선이 아주 희미하게 드러날 뿐이었다. 물론 13년의 기록을 단 1년 만에 완성해야했고, 조선에 대해 알리는 것이 아니라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서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낯선 이의 눈으로 본 17세기의 ..
의 단촐함과 간략함에 이 책을 골라 들었다. 굉장히 메마르고 건조한 하멜의 기록에는 하멜일행들의 인간적인 체취를 맡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감이 있었다. 13년이나 지낸 그들은 정말 단순히 부역이나 하고 제주에서 한양으로 다시 병영, 여수로 옮겨다니는 수동적인 생활만을 했을까.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살았을까?김영희 작가는 400쪽이 넘는 소설 속에 그들의 체취를 담았다. 그리고 효종, 현종 시대의 문화, 역사, 당쟁으로 인한 소모적인 정쟁, 현실성 없는 북벌 정책, 그리고 청나라 정세, 일본의 정세, 유럽의 정세까지 담아냈다. 특히 하멜 일행을 제대로 쓰지 못한 당시 조정의 임금과 사대부들에게 화살을 돌린다. 그들을 제대로 쓰지 못해 뒤의 아픈 역사를 가져왔다고. 나름 일리 있는 의견이라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