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보울러 작품에는 미스터리를 통해 영혼의 성장을 이야기한다.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리버 보이"에서도 할아버지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리버 보이, 즉 할아버지의 환영과 만나고 소통하며 할아버지를 떠나 보낼 수 있게 되고, "스타 시커"에서는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재혼을 다소 미스터리하게 보이는 음악적 재능을 이해 받으면서 성장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스쿼시"는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 1인자가 되기 위해 억압하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우연히 만난 소녀을 출산을 돕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쓸모와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점에서 그간의 경향과 다르다. 여하튼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팀 보울러는 나름의 작가 세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름만 보고 이 책 "호텔 로완트리..
스쿼시로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자신의 꿈을 더 빨리 이루기 위해 아들 제이미에게 체벌을 하는 등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그러면서 제이미는 스쿼시가 더 이상 즐겁지 않고 아버지에게 반항심만 쌓인다. 그런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어머니는 존재감을 잃어간다. 제이미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할 때 낯선 남자들에게 쫓기는 또래 여자아이 에비를 만나고, 에비를 낯선 사람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고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된다. 설득력 있는 반전(세 가지), 다 자식을 위해서라는 부모의 욕심,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잘 어울려 몰입도를 높이는 재미있는 소설이다.무엇보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아간다는 청소년기 정체성의 문제를 잘 ..
"리버보이"와 여러모로 비슷해 보여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리버보이" 같은 ‘영혼의 울림’이 두 권씩이나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작가의 말에 마치 ‘리버보이’의 별장과 같은 집무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에는 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찾으려는 상황 도서로 적절한 것인지. 하지만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외적 갈등이 선명하고,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한 사건도 있어 흥미로웠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인한 방황, 어머니 재혼 문제로 인한 내적 갈등, 그런 상황에서 기대려 했던 또래 집단의 무리한 요구와 벗어나지 못하는 괴로움 등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상황에도 설득력 있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지 않는가. 주인공이 ‘천재’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루크는 자신이 천재임..
홀로 남겨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남겨졌다고 말할까. 끊임없이 엄지손을 움직여 문자를 보내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컴퓨터와 티비를 보고, 그런 것들이 없더라도 밖은 충분히 소란스러워 홀로, 남겨진다는 느낌을 받긴 쉽지 않다. 도시를 벗어나면 먼저 폐부 깊숙히 공기를 느끼게 되고, 도시의 소음에 묻혔던 수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밤이 되면 내 눈이 허락하는 한 많은 별들을 마주하게 된다. 곧 내면의 나를 만나게 된다. 우린 홀로 남겨진 나와 대면하는 순간이 참으로 어색하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몇 마디의 문자나 무언가를 소비하면서 나를 확인하고 있다. 노쇠한 할아버지와 떠나는 마지막 휴가이자 이별 여행. 할아버지 고향으로 떠난 여행에서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리버보이라는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