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방학 시작하고 미리 숙제해놓자고 책을 읽어 놓아서, 그렇게 쫓기는 기분은 아니었다는 것. 지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과연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움츠러든 채 모든 것이 일시정지한 느낌이었다. 개학은 물론 수업이나 모든 인간관계를 아우른 모임들이 정지하거나 이전과는 형태가 달라져서 적응하는데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았던 것 같다. 모임이 없다 보니 책을 읽어도 정리는 뒷전이고, 그냥 읽어나가는 느낌? 정리가 게을러지니 책 읽기도 덩달아 게을러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모임을 목마르게 기다렸다. 은 2월에 다 읽었고, 이번에 정리하면서 한 번 더 훑어봤다. 어떻게 봐도 건성건성 읽었던 것 같다. 건성건성 읽어보면서도 눈여겨 보았던 것이 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광인의 수기국내도서저자 :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 석영중,정지원역출판 : 열린책들 2018.12.15상세보기 유난히 주위에 아픈 사람들이 많아졌다. 마흔 후반을 넘어서더니 내 몸도 조금씩 낡아간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우연찮게 선택한 책이 괜히 더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읽으면서 주위의 아픈 사람들도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다시 나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특히 요즘의 나를. 작년에 비해 일도 많고 걱정거리도 많아졌다. 하지만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도 나름 하나씩 일을 해치워가는 쾌감으로 하루를 마치곤 했다. 51쪽의 탁월하게 연주를 마친 제1바이올린 주자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런 삶이 한순간에 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