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에 관련된 7개의 소설을 묶은 단편집이다. 이중 '현남 오빠에게', '당신의 평화', '갱년'에는 이 소설이 표방한 '페미니즘'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여자를 위하는 것 같지만 이른바 큰 그림(빅 빅처) 속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남자 친구, 가정의 평화를 위해 여자들끼리 서로 양보하며 살라는 가부장, 여자를 스트레스 해소로 대상화하는 등 모녀로 이어질 것 같은 불편함과 부당한 현실이 잘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제자리에', '이방인'은 이 이야기가 왜 페미니즘 소설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획자의 말에 따르면 남성 중심의 이야기에서 여성 중심의 능동적인 인물을 그렸다는데 공감되지 않았다.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여장남자대회를 통해 이유 없이 학살당한 여성들의 ..
청소년 독서모임에서 여 선생님들이 읽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책을 구입하려고 온라인 서점을 들춰보니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었다. 굳이 사서 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 무등도서관에 들렀으나 10여 권 모두 대출중이었다. 마침 회의차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터미널에 들렀다 영풍문구에서 구입했다. 빛바랜 듯한 두꺼운 표지에는, 인물보다 더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눈에 띠고, 삽화 하나 없는 비교적 큰 글씨의 본문을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뚜렷하고 깊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육아 우울증'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기에 김지영의 좌절감이 크다. 게다가 다른 김지영들의 목소리까지도 대신 전하는 대표 김지영의 스토리에, 김지영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뒷받침하는 통계자료까지 인용해 36살 김지영은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