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테스’는 수학을 좋아한다. 그것은 수학을 잘 풀어내는 능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목처럼 컴퓨터실 화재의 범인을 암호 낙서의 비밀을 해석하여 알게 된다는 기본 스토리보다 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의도가 더 눈에 띤다. 테스는 친구의 특성도 수학적 기호로 정의한다. 이를테면 가장 긍정적인 친구는 ‘절댓값’을 가진 친구로, 과장이 심한 친구는 양의 지수(제곱)으로, 냉소적이면서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컴퓨터실의 스컹크 선생님은 음의 지수로 나타난다. 비단 사람의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상태를 일차 함수 기울기의 변화로, 범인을 좁힐 때에는 사람들의 행동을 나타내는 여러 그래프의 접점을 통해, 사람의 변화는 ‘델타’로 생각한다. 또..
‘세한도’를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작년 초, 국어교사모임 선생님들과 제주도 문학기행 중에 들렀던 ‘제주 추사관’에서다. ‘세한도’에 그려진 초가집을 본뜬 추사관에서 여러 가지를 보았지만, 머리 속에는 추사관 옆 추사적거지 담벼락의 노란 수선화가 더 기억에 남는다. 눈보라 치는 겨울에 피어 있는 연노란 수선화여서 그랬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세한도’에 대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책은 사라진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수학적 원리들을 돌아보고, 또 세한도에 감추어진 황금비를 통해 우리 삶속에 수학적 원리들이 얼마나,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추리 소설의 형식 속에 수학, 특히 우리 조상들이 수학을 어떻게 삶 속에서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를 보여줘 수학과 삶의 거..
수학을 소재로 한 청소년소설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미지수X”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수학을 문제풀이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삶을 이해하는 학문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과목이란 걸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이야기는 철저하게 인문계 고등학교를 바탕으로 한다. 입시를 위해 자율학습를 강제하는 상황에서 학교 이미지를 높이려는 차원에 동아리 활동 활성화 정책이 펼쳐진다. 공부에 아무런 의지가 없는 주인공은 자율학습을 피하기 위해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수학 동아리를 선택했으나, 동아리 선배의 눈 밖에 나 수학 발표를 맡게 되면서, 수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학교생활, 교사와의 관계, 학생들과의 관계, 교과와의 관계에서 타율적인 대한민국 현실에서 자발적 동아리 활동을 통해 호기심과 자기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