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이 책은 상처에 대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상처가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을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에 꼭 있었으면 하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작가의 언어는 폭력적인 세상을 비웃고 조롱하지만, 사람에 대한 희망을 여기저기에 심어 놓았다. 안나 아줌마의 넉넉한 품 속에, 무지개처럼 빛나는 유정의 말더듬이 속에, 야모스 아저씨의 눈 속에, ‘나’의 질문을 기다리는 하산 아저씨의 눈썹에 말이다. 그 외에도 맹랑한 녀석, 주기도문을 잊어버린 전도사, 사랑을 찾은 쌀집 둘째딸, 조용한 존재감 이맘 아저씨, 주정뱅이 열쇠장이, 노란 줄 고양이 등이 작품을 읽는 내내 딱하지만 반가운 이웃이 되어 주었다. 아이들이 읽기에 작가의 언어가 위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