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국어교사가 쓴 청소년 소설이라는 말을 듣고 책을 들었다. 제목이 참 인상적이다.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는 순간에도 화가 난다는 것은, 그만큼 ‘화’가 쉽게, 갑자기, 그리고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는 걸 한꺼번에 말해 주고 있다. 이야기도 급식실에서 새치기하려다가 교사의 제지에 ‘화’가 폭발하면서부터 시작되니 제목이 여러 가지 장면을 잘 담고 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해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들이 적지 않게 보도된다.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고,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고, 도로에서 자신의 앞길을 막았다고 벌어지는 해코지를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듣고 있다. 또 직장 상사의 대기업 또는 원청업체의 갑질까지. 그렇게 다스리지 못한 ‘화’가 분노조절장애가 돼 치료받는 사람..
왕따나 학교 폭력에 관한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일반화 된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왕따나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결국 심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게 되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그런 줄거리 말이다. 대개의 소설에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자신의 아픈 과거를 극복하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대체로 가해자는 중심에 없다. 오로지 피해를 당한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조금은 상투적으로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스피릿베어는 특별하다. 자칫 지루할 수도, 또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하다. 독특함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완성도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특별한 점이 눈에 띄고 그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