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한 편의 서정시다. 주인공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마치 자신이 쓴 시처럼 아름답게 이 소설의 한 장 한 장을 채워 나간다. 꿈꾸는 소녀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느낌만큼이나 알싸한 슬픔과 감동을 잔잔하게 전해 준다. 가난한 아빠와 자애로운 엄마, 그리고 믿음직한 구아리오 오빠, 첫사랑 엔젤, 이야기와 춤을 좋아하는 소수와 마을 사람들 속에서 '안나 로사'는 그리그리나무 위로 보이는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초록빛 바다와 시를 사랑하는 열세 살 소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재개발의 횡포 앞에 사랑하는 오빠를 잃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는 안나 로사에게 가슴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작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몰래 글을 쓰며, 자신의 마음을 풀어가는 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