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어려움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그 ‘어려움’은 단수이거나 복수일 수도 있고, 사람이나 사물이 될 수 있으며,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어겨낸 자신감, 그것이 동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주인공 로버트는 소심하고 나약한 성격 때문에 동급생인 ‘니커’에게 심각한 괴롭힘을 당할 뿐만 아니라 친구, 교사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래서 별명도 ‘로버트 노 브레인’이라고 불린다. 그런 로버트가 특별활동 프로그램인 ‘노인 프로젝트(노인과 아이들이 경험을 나누는)’에 참여해 ‘미친’ 할머니 에디트 소렐과 한 짝이 되어 활동하면서 큰 변화가 생긴다. 소렐 부인은 심약해 보이는 로..
표지가 인상적이다. 답답할 정도로 무거운 초록색(진한 녹색 정도?)에 들러 싸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작은 가방을 맨 까만 점처럼 보이는 작은 소년 하나가 먼지를 풀풀 내며 달려오는 낡은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 '쿨보이'는 바로 보일듯 말듯한 그 까만 점같은 소년의 이야기다. 이야기 줄거리는 이렇다. 도쿄에서 열심히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하던 호시노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아버지의 고향(깡촌이라고 표현됨) 시골로 내려오게 된다. 호시노를 기다리는 건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호시노와 아버지를 구분하지 못함), 어느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만나게 되는 논과 밭, 그리고 숲, 가장 최악인 건 제 멋대로인 동급생들(바보, 게이, 실어증에 걸린 아이). 사립고에 진학하여 명문대를 나와, 부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14살, 사춘기 남학생 4명의 이야기다. 보통 집에 평범한 생활을 하는 데츠로, 뛰어난 머리의 수재 준, 조로증을 앓고 있는 나오토, 가난한 집의 뚱뚱한 다이. 이들 넷은 조금 독특하지만, 사춘기 소년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보인다. 성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과 욕구로 뭉친 아이들은 서로 많이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함께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한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이런 점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조로증에 걸린 친구, 게이친구, 재능은 없으면서 계속 나대는 재수 없는 친구, 거식증과 폭식증을 넘나드는 여자친구 등의 다양한 상황을 보여 준다는 점은 대단히 훌륭한 성장소설의 요소다. 조로증에 걸린 친구를 위해..
"우리는 모두 우주의 고아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태어나서 따로따로 죽어 가는 우주의 고아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반짝반짝 빛나지 않으면 우주의 어둠 속으로 삼켜져 사라져 버린대... 하지만 말야. 하지만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끔은 손을 잡을 수 있는 친구들을 더 열심히 찾으라고 하셨어."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자살 미수로 오해받고 있는 키오스크의 나직한 읊조림이다. 제목이 왜 ‘우주의 고아’인지를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이 책에는 네 친구들이 등장한다. 부모님이 맞벌이여서 언제나 외로운 남매 요코와 린, 그리고 친구가 된 소극적인 아야코와 왕따 키오스크. 이 네 친구들을 통해, 친구들과 의사소통하는 법, 그리고 공부 외에 소중한 것이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이 네 친구들이 갈등을 겪..
도서목록을 선정하는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것일까? 올해 읽기로 한 책들은 분량이 많지 않고, 읽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해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많다. 또 책 읽는 대상을 잘 고려해서 선정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읽었던 책은 ‘민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영화로 말하면 로드, 액션, 어드벤처, 멜로, 다큐멘터리, 대서사시의 성격이 합쳐져 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 아이들에게 읽히면 ‘오노’와 ‘F-15K’로 촉발된 반미감정을 잘 이용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근하기 힘든 물 속의 생활을 그들의 시각에서 보여줘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함께 어떻게 공존해야하는지 또 잘 드러내준다. 사전을 찾아가며 읽듯 책앞머리 민물고기의 모습을 여러 차례..
‘비인간화’로 대표되는 현대산업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특히 현대사업사회의 수혜자인 유럽과 미국인들에게서 더 급박하게 유행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이는 동양철학에서 그것을 찾는다고 하고, 어떤이는 원주민들의 삶에서 찾는다고도 한다. 그래서 빈약한 내용에 비례한만큼 돈과 과학으로 덧칠하는 헐리우드 영화(이것 자체가 바로 산업사회의 문제점이 집약되어 있고,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에서 조차 어쭙잖게 동양의 무술이나 철학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꽤 유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물론 매트릭스 같은 명작은 0과 1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의 코드를 동양적인 사유로 마무리지었지만). 또 미국에서는 그들이 무참히 학살하고 터전에서 격리시켰던 인디어들의 삶의 방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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