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시커(팀 보울러)

"리버보이"와 여러모로 비슷해 보여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리버보이" 같은 ‘영혼의 울림’이 두 권씩이나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작가의 말에 마치 ‘리버보이’의 별장과 같은 집무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에는 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찾으려는 상황 도서로 적절한 것인지.


하지만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외적 갈등이 선명하고,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한 사건도 있어 흥미로웠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인한 방황, 어머니 재혼 문제로 인한 내적 갈등, 그런 상황에서 기대려 했던 또래 집단의 무리한 요구와 벗어나지 못하는 괴로움 등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상황에도 설득력 있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지 않는가.


주인공이 ‘천재’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루크는 자신이 천재임을 나타내는 여러 감각들이 낯설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감각들은 어머니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고. 그러다 보니 어머니와 어머니의 새 친구, 선생님과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나탈리와 리틀 부인을 만나면서 자신을 포함해 자신만의 벽에 갇힌 이들의 삶을 공감하고, 음악으로 공유하며 소통한다. 루크가  ‘천재’라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사실 그런 천재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준 것은 아버지의 흔적이다. 선생님과 어머니를 통해 결국 자신의 특별함은 아버지와 연결되는 통로가 되고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고 어머니의 재혼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런 면에서 "스타시커"는 별을 ‘쫒는’ 아이가 아니라 별을 ‘좇는’ 아이가 되어야하지 않나.


루크가 음악적인 ‘천재’가 아니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도 그것조차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부모님과의 연결 통로를 빗댄 것으로 생각하면, 특별한 소재를 다루었다고 부담스러워할 것도 아니다. 유행을 좇아 ‘리버보이’를 손댔으나 책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아이들에게 "스타시커"를 추천하면 책에 대한 흥미를 새롭게 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성장 과정에서 가장 잘한 일이 부모님의 흔적(또는 부모님에게 받은 흔적)을 지우는 것으로 생각했다가 오히려 부모님의 흔적을 확인하는 것에서 나의 존재를 발견하는 그런 경험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나서 체득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시커>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음악을 중심 소재로 사용한 책 몇 권을 지적해 보면, "토미를 위하여", "내 남자 친구 이야기", "내 여자 친구 이야기"를 시간 내 읽어볼 만하다.  


스타시커 1
국내도서
저자 : 팀 보울러(Tim Bowler) / 김은경역
출판 : 다산책방 2008.02.18
상세보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