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아만다 리플리)


미국을 뒤흔든 세계 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

저자만큼이나 궁금한 주제다. 저자는 기자로서 교육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합리적인 해석 및 대안을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종합적이며 교육 당사자, 특히 학생을 배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PISA 결과를 보면서 미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PISA 결과를 중심으로, 핀란드, 한국, 폴란드의 교육정책가, 미국과 해외로 교환된 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 그리고 핀란드, 한국, 폴란드로 유학한 교환학생들과 공동 취재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이런 방대한 탐사 끝에 저자가 도출한 결론은 국가별 교육 성취를 평가하는 도구로 PISA 결과가 의미 있으며, 성취가 뛰어난 나라들-핀란드, 한국, 폴란드의 특징을 교육 목표와 내용, 평가, 동기에 있어서의 엄격함, 이를 수행할 교사 양성 과정 및 교사의 질을 들었다. 그리고 미국 교육, 나아가 학생들의 사고력,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 교육의 엄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대한 토론은 여기에서부터 진행해야할 것 같다.

먼저, PISA 성취를 저자처럼 상당히 의미 있는 도구로 볼 것인가?

독일은 PISA 성적은 낮지만 독일 교육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심지어 EBS 지식채널e에서는 공부 못하는 나라(2011.5.2.)’라고 하여 독일 교육을 의미 있게 다루기도 했다.

최근 PISA 문제에서도 협력을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 가르쳐야할 내용이 자료 분석 및 해석력, 문제 해결력뿐인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혁신학교, 혁신교육에서는 사고력이나 창의력은 길러야할 주요한 역량 중의 하나이며, 오히려 광주시교육청의 목표는 더불어 성장하는 정의로운 민주시민 양성이라하여 민주성 교육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른바 교육에서 뭣이 중한디?’를 고민해 보아야할 것 같다.

 

또 교육에 있어서의 엄격성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도 문제다.

저자가 강조하는 엄격성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체계적인 학습, 높은 평가 기준에 있다. 이를 위해 능력 있는 교사 양성과 자율권 부여, 학생에게는 실패 경험을 통한 성실성을 신장할 수 있으며 성실성이 교육성과의 중요한 바탕이라고 꼽았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고, 그로 인해 교육과정도 다양해 체계적이지 않으며, 성취수준과 관계없이 자리에만 앉아 있으면 진급하며, 공부보다 스포츠를 더 중시하는 학교문화로 질 낮은 교사, 낮은 기대수준으로 인한 목표 상실 등의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성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거론된 횟수나 중요성에 비해 구체적이지 않다. 교육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측면은 지나치게 거대한 담론이며, 엄격함을 수행할 교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이지 않다. 저자의 판단 자료가 된 PISA의 성과나, 교환학생들을 통한 설문조사, 저자를 도운 세 명의 교환학생의 경험도 교육의 다양한 담론의 담아내기에는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기대효과가 교육적으로 미치는 영향, 특히 핀란드 다문화학교에서 아이들의 형편보다 뇌, 즉 진지한 지적 탐구와 문화에 집중한 결과 큰 교육적 성취를 이뤘다는 부분은 의미 심장하다. 또 부모의 유형 중 권위적인 부모가 서서히 학생들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사회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교육성취를 거두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수수께끼

(19) 우리는 적어도 창의적인 아이들을 기르고 있다고 자위해 왔다. 전기 공학에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할지라도 자기 생각을 당당히 밝히고,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가능성의 범위 자체에 도전하는 그런 대담하고 창의적인 인재들 말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 인재들이 길러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


(21) 서로 들어맞지 않는 이 불협화음을 들으면서 나는 높은 점수, 자퇴율 제로, 높은 대학 졸업자 비율을 자랑하는 저 신비의 땅에 사는 아이들의 생활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핀란드 아이들은 듣던 대로 정말 북유럽 로봇같을까? 한국 아이들은 정말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라고 믿고 있을까? 그 부모들은 어떨까? 아무도 부모들을 거론하지 않지만 교사보다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니까?

✎ 수수께끼 부분에 글을 쓴 목적이 제시돼 있다. 미국 교육이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지, 창의적인 시험이라 부를 수 있는 PISA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는 방법은 무엇인지, 교사나 부모의 역할은 어떠해야하는지. 그런데 핀란드 아이들을 로봇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

 

1 보물지도

(43) 피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의사소통의 능력을 평가한다. 다시 말해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경제가 급변하는 이 세상에서 내가 맡은 일을 잘 수행하고, 내 가족을 돌보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청소년이 대부분이 나라의 운명의 어떤 것일까? 우리 아이들이 모두 엔지니어나 법률가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생각하는 방법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44) 피사 점수는 어느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인가를 예측하는데 학교 성적표보다 더 정확했다. 피사의 읽기/독해 능력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한 아이들은 고등학교에서 중퇴를 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피사는 기억력보다는 포부를 측정하는 도구였다.

✎ PISA에 부정적이었던 저자는 PISA가 가장 가능성 높은 도구라 판단하고 PISA 점수가 높은 세 나라(핀란드, 한국, 폴란드)를 방문하여 똑똑해 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함.

 

2. 떠나기

-정보원 에 대한 이야기

-오클라호마 주 샐리소 지역 학교. 저자는 학교가 가정 탓, 학부모의 참여를 탓하고 있으며, 낙제에 대해 반대 여론에 밀릴 것을 우려하는 등,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있다고 지적. 그런 과정에서 샐리소의 우수 학생들은 대학에서 보충학습 받느라 대학 졸업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 지적.

-이런 샐리소의 학교문화를 떠나 뭔가 해보려는 은 핀란드 교환학생이 되었다고 함.

 

3. 압력밥솥

-정보원 에릭에 대한 이야기

-미네소타 주 미네통카고등학교. 미국 최상위 고등학교의 졸업생.

 

(101) 엄청나게 높은 한국 학생들의 피사 점수는 학교가 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라고 이 장관은 생각한다. 아이들과 아이들의 가족이 점수를 높인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피사 점수는 커리큘럼 덕분이 아니라 동기부여덕분이라는 의미다.


(106) 에릭이 첫날 느꼈던 대로, 한국의 학교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아이들이 어려운 학과목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은 아주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미국 학교의 존재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고 학습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초점이 흐려지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리기 쉽다.

✎ 저자는 한국 교육의 성취 이유를 취직 또는 계급상승 측면의 동기라고 했다. 그러면 대졸자의 상당수가 취업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한국 교육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또 한국의 학교PISA;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학습이라고 정리했는데, 이 때 학습의 의미가 어느 정도까지인지 고민이 된다. 당장 광주시교육청만해도 실력 광주가 아니라, 참되고 정의로운 민주시민양성 아닌가.

 

4. 수학 문제

(117) 왜 수학이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

일부는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확률, 통계, 기하 등의 지식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더 많아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수학이 단순히 수학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학은 논리의 언어다. 조직적이고 엄격한 사고를 요하는 학문인 것이다. 맞는 답이 있고, 꼭 따라야만 하는 규칙이 있다. 다른 어떤 과목보다 수학은 정제된 엄격함 그 자체다. 논리의 언어를 완전히 체화시킴으로써 아이들의 머리에 더 높은 수준의 사고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패턴을 찾아내고, 정보에 바탕을 둔 추측을 하는 등의 능력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 저자는 미국이 읽기/독해보다 수학을 덜 중요하시 하는 풍토가 수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수학의 교육적인 의미를 인정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성취기준과 학습량 등은 여전히 문제가 되지 않을까.

 

5장 유토피아에 온 미국인

-핀란드와 미국의 교원양평체제에 대한 비교. 핀란드도 미국처럼 교원 양성 기관의 질이 높지 않아 교육의 질이 낮았는데, 1980년대 개혁을 통해 교사의 질이 높아지고 교육의 질도 높아졌다.

 

(145) 정부는 교육감독관을 없앴다. 더 이상 필요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선별한 인재들을 엄격하게 훈련시켜 양성한 교사들은 국가 핵심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에 참여하고, 수업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교과서를 직접 고르도록 할 만큼 신뢰할 수 있었다. 애초에 교사는 이렇게 훈련해야 하고, 이렇게 대접해야 한다는 개념에 맞게 훈련을 받고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158) “ 왜 그렇게 공부에 신경을 쓰는 건데?”

학교잖아.” 한 사람이 마침내 대답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졸업하고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구하겠어?”

✎ 핀란드와 미국은 대졸생의 취직, 급여가 훨씬 많은 것 같다. 물론 미국의 경우 다니지 않아도 살만한 형편인 것 같고. 그럼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6. 열정

-부모의 역할을 다룸. 학부모의 학교참여보다 책을 읽어주는 등 직접 참여가 중요함. 여러 연구결과를 들어 권위형 부모밑에서 큰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 좋고, 우울증, 공격성, 반항 등을 비롯한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적다는 내용. 하지만 권위형 부모가 성장기 전반에 걸친 역할은 아니고,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하는 형태임. 특히 핀란드.

-저자가 권위형 부모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른바 교육의 엄격성을 강조하려는 의도. 교육의 엄격성이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공부의지를 높이며 성실성을 키워줌. 그리고 성실성(책임감 있고, 노력하고, 조직적인 기질)이 인지능력보다 인생 성공의 더 중요한 변수임을 강조함.

(188) 교육 강대국들은 엄격함을 중시한다. 이 나라 국민들 사이에는 학교의 목적에 대한 동의가 존재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복잡한 학습 자료를 모두 제 것으로 만들도록 돕기 위해 존재한다.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

-그리고 교육의 엄격성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의미함. 그런데 미국은 공부보다 스포츠 더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

 

7. 탈바꿈.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 출신 정보원 의 이야기, 8세부터 영재프로그램(트래킹) 이수 상급 이수.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고등학교의 문제. 좋은 시설, 능력 있는 교사, 가정 환경도 좋은 편이지만 목표가 소박해 성과가 낮다고 지적. 즉 기대치를 높여야함. 이때 2트랙(트래킹)은 같은 학교 안에 상반된 결과를 낳음.

-폴란드 한트케 장관의 교육개혁 소개

교육의 엄격함 강조-핵심 성취기준 제시,

표준화 시험 통한 책임 강조

공통교육과정 1년 연장(트래킹을 늦춤)

자율권+성과제도: 교육과정, 교과서 선택권

 

8. 차이

-7장과 비슷한 내용

-아이들의 상황(다양한 인종, 경제적 문화적 차이)을 고려하는 게 오히려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수준을 낮출 수 있음. 사회·문화적 형편이 낮은 지역, 다양한 이민족으로 구성된 지역이 성적이 낮은 이유는 의식·무의식적으로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하여 기대수준을 낮추기 때문. 학부모들 역시 그런 이유로 학군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도 생김.

 

9. 400만 달러의 교사

(275) 아이들의 성적을 높이는 것이 학교일까, 학원일까?


(276) 학원에 대한 수요가 공교육이 실패했기 때문일까


(277) 수십 년에 걸쳐 한국 정부는 교육의 마조히즘 문화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어떤 정책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가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한국 아이들이 공부에 목을 매는 이유는 한국의 최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이다. (중략) 이 인센티브를 바꾸려면 한국의 학교들뿐 아니라 고용주들이 바뀌어야 한다.

 

10. 귀환

(305)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엄격함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데 모두가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사고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그리고 맞다! 실패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데에도 모든 사람이 동의해야만 한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요소다.

 

작가의 말

(326) 학교의 질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20분이라도 좋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을 들여다보자.

일단 교실에 들어가서는 어디를 봐야 할까? 많은 부모가 게시판을 들여다보는 데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그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쓰려면 학생들을 관찰하는 게 낫다.

모든 아이가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지, 진행 중인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열심히 참여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질서 정연한지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교사의 지도가 크게 필요 없는 그룹 활동을 할 때는 시끄러운 가운데 배움이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용하고, 잘 정돈되어서 성인들이 보기에 차분한 느낌을 주는 교실이 최악인 경우도 있다.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국내도서
저자 :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 / 김희정역
출판 : 부키 20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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