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최한기 기학(구태환)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 주리론, 주기론.

국사시간에 이황과 이이를 공부하면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정작 그 내용은 잘 모른다. 대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원리에 관한 논쟁을 다이제스트로 아닌, 제목만 알고 지나친 게 공부하는 사람으로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고 그 책을 읽어보자니 부담스럽기도 하고.
비록 만화로 접한 "최한기의 기학"이지만, 유학이 무엇인지, 성리학은 무엇인지, ‘기학’에서 말하는 핵심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1. 기학에서 ‘기’는 만물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언제나 운행하고 변화하는 존재다. 따라서 ‘기학’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기의 운행 변화의 원리를 알고, 그에 맞춰 삶을 살아가는 것 즉, 변통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

2. 변화하는 기, 즉 기의 운동 변화를 설명하는 말이 ‘운화’이다. 운화에는 크게 우주를 이루는 기의 운화인 ‘대기운화’와 사람을 이루는 기의 운화인 ‘인기운화’로 구분된다. 이 둘은 의지의 있고 없음에 따라 구분된다. ‘대기운화’는 자연스럽게 운화하는 것이라면, ‘인기운화’는 의지를 통해 운화하는 것이다. ‘인기운화’는 인간 사회의 운동과 변화를 말하는 ‘통민운화’와 한 사람의 운동과 변화를 말하는 ‘일신운화’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관계는 대기운화의 흐름을 통민운화가, 그리고 일신운화가 따른다. 따라서 기학에서는 경험과 관찰을 통해 대기운화와 같은 자연과 세상의 변화를 읽어, 인간 사회 즉 통민운화에 변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 성리학은 그렇지 못했다.

3. 처음 ‘유’는 제사와 같은 의식을 주관하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의식의 배경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상적으로 여기는 도덕사회는 외면에서의 예의와 내면의 인간 사랑이라고 보았다. 즉 인간이 가져야 할 다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사랑, 즉 인(仁)이라고 했다. 

4. 유학의 한 흐름인 성리학에서는 세상이 ‘이’와 ‘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기’는 만물을 이루는 있는 것이고, ‘이’는 어떤 사물이 사물이도록 하는 원리이다. 성리학에서는 만물의 운동은 선하고, 이는 이러한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이런 이에 의해 만물의 하나인 인간이 생성되므로 인간의 본성도 선하다고 한다. 성리학은 인간의 본성이 순하다는 맹자의 사상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성리학에서는 이에 의해 결정된 도덕은 변하지 않는다고 보고 변화에 대해 거부했다. 그래서 조선 후기 발전에 방해가 되고 말았다.

세상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잘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학교에도 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변화보다는 고수 및 유지에 방점을 두는 교사들도 많다. 학교에서 변하지 말아야할 것과 변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아니면 세상의 변화와 함께 모두 변통해야할 대상인가.
그런데 생각할수록, 대기운화가 변하고 있으므로, 존중과 배려 및 협력하는 마음,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눈높이 교육은 학교교육에서 변통해야할 내용이겠다.

 

최한기 기학
국내도서
저자 : 구태환
출판 : 주니어김영사 200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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