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2. 아스카 나라(유홍준)
- 행복한 책읽기/인문사회
- 2013. 11. 3.
일본편 2권은 1권의 도자기 루트와 다른 백제 멸망 후 도래인에 의한 불교문화의 발전을 중심으로 기행을 이어나간다. 그 중심에 아스카와 나라가 있고 한반도에서 도래한 불교문화가 어떻게 일본에 스며들고, 일본에서 꽃피우며, 더욱 찬란하게 발전했는지를 조명한다.
그래서 아스카와 나라 답사는 절 중심의 답사였다. 법륭사, 동대사, 당초제사 등의 건축양식과 불상제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솔직히 불교문화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유홍준 교수의 설명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다 대단한지 귀동냥을 좀 한 것 같다. 확연하게 느껴지는 것은 생각보다 일본의 불교문화가 성대하고 찬란하게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편견이 있었다. 항상 분열과 전쟁으로 미개한 고대, 중세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일본의 불교문화는 폐불훼석같은 나름 아픈 역사도 있었지만 천 년을 넘게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잘 보존되고 가꿔지고 있었다. 1300년이 넘은 포장지마저도 간직할 줄 아는 일본인의 품성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는 찬탄이 나온다.
나중에 일본을 여행하게 된다면 유홍준 교수님이 추천한 3박 4일 기행을 꼭 따르고 싶고, 특히 가까운 아스카 박물관과 법륭사, 요시노의 사쿠라, 덴리도서관의 몽유도원도, 흥복사, 동대사의 대불, 이월당, 삼월당과 약사사의 동탑과 서탑을 꼭 보고 싶다.
그런데 걱정이 앞선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통제되지 않고 일본은 그것을 짐짓 모른 체하고 덮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는 이 책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인상 깊은 구절
137 일정한 규범이나 전통에서 홀연히 벗어나는 것은 문화의 자기화가 이루어진 다음의 이야기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는 주어진 규범에 충실할 뿐이다. 오직 자신있는 자만이 전통에서 벗어나서 그 전통의 가치를 확대해간다. 그 이유가 어찌 되었든 법륭사 가람배치가 정형에서 일탈했다는 것은 그만큼 아스카시대 능력이 자신감에 차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178 요시노의 사쿠라를 읊은 가장 유명한 시는 다름아닌 '요시노에 사쿠라가 만개했습니다'라는 것이었다. 맞다! 현실이 시인의 상상력을 압도해버릴 때 시인은 그저 정직ㅎ게 말하는 것 이상의 표현을 할 수 없는 법이다.
189 이처럼 방대한 유물을 1300년간 고스란히 보존할 정도로 일본인들은 세계 어느 민족도 따를 수 없는 지극정성으로 물건을 간수한다. 한 예로 신라에서 수입했거나 선물로 받은 포장지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니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262 동대사의 대역사를 완성시킨 명장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데는 인색했다. 도래인이었다고 대서특서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의 수고로움에 값하는 것이 도리에 맞고 불법에 맞는다는 이야기다. 통일신라 성덕대왕신종에는 종을 제작한 주종대박사와 차박사 네 명의 이름이 요즘으로 치면 국무총리 이름과 함께 종 겉면 명문에 새겨져 있다.
273 위대한 예술은 이렇게 시공을 넘고 국적을 뛰어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다가오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낸다. 그렇다면 예술이야말로 과거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약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92 무조건 일본 고대문화는 우리가 가르쳐주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일본은 당풍을 받아들이면서 자기 문화를 국제화하고 세련시켜갔다. 그것은 나라시대 후기에 세워진 당초제사에 와서 더욱 확연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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