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장지가 대전 현충원이었는데 빗속에서 군인들이 운구하고 조포까지 쏘며 예를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내의 외할아버지는 나주 출신의 독립운동가 나석현 님이다. 기록에 따르면 "광주농업학교 재학 시절 일본인이 교사로 오자 이를 반대하며 동맹휴학을 주도하다 체포되었고 이후 도쿄로 건너가서 지속적인 항일 운동을 펼쳤고 귀국해 야학당을 열고 독립사상을 고취하다 다시 체포되었다"라고 한다. 1980년에 돌아가셨는데 1990년에야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으셨다. 그것도 장인어른이 관련 자료를 뒤늦게 찾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아내의 외가는 독립운동 후 가세가 크게 기울었던 것 같다. 독립운동가 집안의 상황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서대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