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받아 주전자에 끓인 물에 설탕 한 숟가락을 넣은 따뜻한 설탕물이 오랜 여운을 준다. 행복구, 해원동, 낙원동, 난장이. 읽다 보면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뒷이야기 같은 느낌이 든다.재개발로 쫓겨난 난장이네 가족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는 무관하게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거나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다’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물론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살기 어렵겠다는 건 상식이고. 주인공 란이는 ‘남자’, ‘여자’ 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아빠와 가족을 떠난 엄마가 있다.(116) 란이는 청주분식을 나오며, 그게 그렇게 힘든 건가 생각했다. 남들처럼 아침에 출근해 저녁까지 일하는 것. 한 달에 한 번씩 월급을 가져오는 것. 그리고 월급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