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망고"에서 씩씩하고 어른스러운 주인공 캐릭터를 선보였던 추정경이 매우 색다른 소설로 청소년 문학에 두 번째 문을 두드렸다. 일단 이 소설은 끝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할 정도로 매우 흡인력이 강했다. 집단 폭력으로 병원에 누워있는 하균이와 하균이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한강 다리 밑 벙커에 숨어사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가출이’를 중심으로, 소설 속 이야기는 꼬인 실타래를 함께 풀자고 하는 듯 독자를 잡아당겼다. 마치 주인공이 처음 벙커의 문을 발견했을 때처럼. 소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하균이 동급생들을 괴롭히고, 그것이 다시 집단 폭력으로 이어지는 하균이 이야기와, 새엄마의 가정폭력으로 목숨까지 잃을 뻔한 민호와, 그리고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른 채 ..
‘입학사정관제’는 지방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아닐까?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방이라 롤모델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우니 관련 책을 읽고 마음에 새기도록 도와주며 그런 걸 기록으로 남기면 입학사정관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독서감상문과 자기를 성찰하는 글을 ‘생각공책’에 담아 두면 나중에 입시에 도움이 될 테니 귀찮더라도 써 보자고 아이들을 설득하다가 그런데 정말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제도 중 가장 나은 것인지, 중학교에만 너무 오래 있어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우리교육 100문 100답”을 홍보하는 카피에서 입학사정관제는 오래 가지 못할 제도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럴까.꽤 두꺼운 책에는, 먼저 시험에서 측정하려는 역량을 정리해 주고 있..
선사 시대 사람들이 바위에 그렸을 법한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들고 1학년 학생이 책 검사를 받으러 왔다. 학생은 아프리카 어떤 부족에서는 결혼식 때 신부네 집에 예물로 바친 암소 수에 따라 신부의 값어치가 결정된다며, 이 책에서는 지금껏 부족에서 받지 못했던 9마리 암소를 바침으로써 아내가 될 사람과 주위 사람들에게 큰 믿음을 주었다는,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학생의 책 소개와 '300번'이라는 도서십진분류번호가 이 책이 처세술과 관련된 책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처세술'. 이 의미를 대체로 거부해 왔던 것 같다. 사회화를 담당하는 학교라면 제대로된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왠지 '처세술'이란 말은 진정성이 떨어지는 낱..